최근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고객 중심 경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회장 노규성)가 발표한 ‘2018 국가고객만족도(NCSI·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 조사’에 따르면 325개 국내 기업, 대학, 공공기관에 대한 고객만족도가 평균 76.5점으로 199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 8만820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고객만족도가 가장 높은 업종은 호텔로 84점을 기록했다. 86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은 롯데호텔은 전체 325개 조사 대상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호텔 업종은 톱10 순위에 8개나 올라 전년과 마찬가지로 서비스의 우수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아파트의 삼성물산(84점·3위), 면세점의 롯데면세점(82점·10위)도 톱10에 포함됐다.
호텔 업종 다음으로 2위는 82점을 받은 면세점이, 3위는 대형승용차와 병원(이상 79점)이 올랐다. 전문대가 71점으로 가장 만족도가 낮았다.
1위를 차지했던 기업 순위가 뒤바뀐 업종이 6개, 공동 1위로 나타난 업종이 10개로 고객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 주었다. ○사립대 고객만족도 7점 큰폭 상승
이번 조사에서 사립대의 점수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국제전화, 남성 캐주얼 의류, 손해보험, 초고속인터넷, 쓰레기 수거도 전년 대비 2점 상승하며 상승률이 높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사립대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7점(10.3%) 상승한 75점으로 나타났다. 이 점수는 사립대 부문 조사를 개시한 지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객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 변수 또한 모두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기대수준은 전년 대비 8점(10.8%) 상승한 82점, 고객인지품질은 전년 대비 5점(7.0%) 상승한 76점, 고객인지가치는 11점(18.0%) 상승한 72점을 각각 기록했다.
국제전화 서비스업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2점(2.7%) 상승한 77점으로 평가됐다. 국제전화 서비스 제공 기업들이 기존 고객에게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해 양질의 서비스를 과거 대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손해보험은 서비스업 최고 수준인 77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의 디지털화로 인해 본사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 같은 채널의 고객 접근성이 증대됐다. 특히 보험금 청구 프로세스 간편화와 보험금 지급 신속성 개선이 디지털화에 따른 긍정적인 고객경험 개선 포인트이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부문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2점(2.7%) 상승한 77점으로 나타났다. 이번 만족도 상승은 몇 년간 꾸준히 이어진 인프라 투자와 품질 개선 활동 및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 등 통신 3사의 부단한 노력이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장수 1위 기업
20년 넘게 1위 자리를 지킨 기업들도 눈에 띈다. 우유발효유 부문의 한국야쿠르트는 21년 연속 우유·발효유 부문 1위에 올랐다. 국내 최초 발효유인 ‘야쿠르트’를 시작으로 ‘슈퍼100’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쿠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1등 제품을 선보이며 지난 49년간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파트 부문의 삼성물산 래미안은 아파트 업계 최초로 ‘래미안 헤스티아’ 브랜드를 도입해 입주 고객에게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동전화서비스 부문의 SK텔레콤은 고객마다 다른 사용 패턴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 KT 20년, 삼성화재 18년, 롯데백화점·삼성전자 16년, 금강제화·삼성생명이 15년 연속 해당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특화 제휴 카드를 출시한 비씨카드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이 신뢰받는 장수 기업으로 꼽혔다.
○부동산·임대업 고객만족도 점수 정체
경제 부문별로 살펴보면 전년과 비교가 가능한 15개 부문 중 13개 부문의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73개의 업종 중 지난해 대비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업종은 40개 업종으로 전년도 44개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부동산 및 임대업과 수도, 하수 및 폐기물 처리, 원료 재생업 2개 부문은 점수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렌털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18년 3월 기준 렌터카 등록대수는 73만8656대로 2010년 말(25만7585대) 대비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업계는 개인 장기 렌터카 시장의 성장세에 대해 구입비용과 취득·등록세 등 한 번에 큰 초기비용을 들여야 하는 신차 구매와 차별화되는 장점 덕분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신규로 편입된 조사 대상 업종인 저비용항공은 75점, 공기청정기는 77점, 로봇청소기는 77점의 고객만족도 점수를 받았다.
▼호텔 ‘새단장 효과’ 기대… 통신서비스업 경쟁 치열▼
2019년 산업별 전망
한국생산성본부는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NCSI) 결산을 하면서 올해 전망도 함께 내놨다.
지난해 호텔서비스업의 만족도는 84점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각종 부정적 요인이 산재해 있음에도 호텔의 리노베이션 효과가 고객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까지 리노베이션을 완료한 르메르디앙서울(옛 리츠칼튼)과 워커힐호텔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도 ‘롯데호텔 서울 Executive Tower(옛 롯데호텔 서울 신관)’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등이 리노베이션을 완료해 재개장하고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고객만족도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 부문의 고객만족도는 처음 조사를 한 2011년 68점으로 출발해 2015년 처음으로 70점대 진입에 성공했으며 올해도 점수 상승을 경험하면서 만족도 상승 곡선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올해는 하위권 대학의 만족도 상승이 두드러져 향후 국립대 부문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통신서비스업은 전년 대비 상승된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이동전화서비스, 초고속인터넷, 국제전화 등 전반적인 통신 서비스의 상승이 이끈 성과로 분석됐다. 5G 이동통신 서비스, 10G 초고속인터넷 출시 등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 출시에 대한 고객의 기대감 상승이 만족도 향상의 주요 원동력으로 보인다.
올해 통신 3사는 다가오는 5G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 확보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상품 및 서비스 혁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기업의 조직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5G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정비하며 기업의 전사적 역량을 5G 상용화에 집중했다. 아울러 기존 통신서비스 외에 인공지능(AI), 모바일미디어 등에 노력을 기울이며 사업 구조 개편에 집중했다. 이러한 사업 개편 노력은 2019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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