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재 업체 수백억 피해 우려
한진중공업이 2006년 필리핀에 세운 수비크조선소가 현지에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기자재를 납품하던 업체들이 수백억 원대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진중공업은 자회사인 해외 현지법인 수비크조선소(HHIC-Phil)가 필리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조선업 활황기에 부산 영도조선소의 좁은 면적 때문에 고심하던 한진중공업은 2006년 필리핀 수비크만에 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를 세웠다. 이후 수비크조선소에서는 상선을 주로 만들고 영도조선소에서는 해군 함정 위주로 특수선을 건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최근 여러 해 동안 조선업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면서 수주 절벽을 버티지 못하고 수비크조선소가 회생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수비크조선소에 기자재를 납품해온 부산·경남지역 업체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은 수비크조선소가 지속적인 적자 때문에 협력업체의 물품대금 수백억 원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피해 구제를 위해 특별상담센터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수비크조선소가 해외 현지법인이기 때문에 직접 구제에 나서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업 장기 침체로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2500억 원을 수혈받은 한진중공업은 중·소형 군함 등을 꾸준히 수주하며 그해 흑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가 예상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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