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10만명대 아래로 추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실업자수는 3년째 100만명을 넘겼고 작년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래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82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7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8만7000명)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정부가 앞서 제시했던 전망치(10만명)도 밑돈다. 전년도인 2017년(31만7000명)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작년 한 해 취업자 수 증가폭 흐름을 보면, 특히 7월(5000명)과 8월(3000명) 연속 1만명을 밑도는 등 고용참사가 벌어졌다. 이어 9월(4만5000명)과 10월(6만4000명)도 10만명을 넘지 못했었다. 그러다 11월(16만5000명)부터 다시 10만명선 위로 올라섰지만 12월(3만4000명)에 재차 고꾸라졌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취업자 수 증가폭 둔화에 대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전체 인구 증가폭 축소, 자동차 등 제조업 부진, 자영업 부진에 따른 서비스업 분야 구조조정 등이 겹쳤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5000명·6.5%), ‘정보통신업’(5만5000명·7.0%), ‘농림어업’(6만2000명·4.8%),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2000명·4.9%) 등에서 증가했다.
한편 도매 및 소매업‘(-7만2000명·-1.9%), ’숙박 및 음식점업‘(-4만5000명·-2.0%)에선 감소했다. 경기 부진에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까지 겹쳤다고 빈 과장은 설명했다. 특히 이 업종들은 최저임금의 영향에 민감한 업종이기도 하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6만3000명·-4.6%), ’교육서비스업‘(-6만명·-3.2%)에서도 줄었다.
’괜찮은 일자리‘인 제조업에서도 5만6000명(-1.2%)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대와 40대의 취업자 수가 줄었다.특히 40대에선 11만7000명이나 줄었다. 지난 1991년(-26만6000명) 이후 최대폭 감소다. 30대에서도 6만1000명 줄어들었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4만5000명(2.6%)는 증가했지만 임시근로자(14만1000명·-2.8%)와 일용근로자(5만4000명·-3.6%)는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4만3000명(2.7%) 늘었다. 그러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8만7000명(-2.1%), 무급가족 종사자는 9000명(-0.8%)이 감소했다. 과당 경쟁에 업황 부진으로 고용원 없는 영세자영업자가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실업자는 107만3000명으로 또 100만명을 넘겼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실업자 규모가 100만명을 넘긴 건 2016년 이후 벌써 3년째다.
실업률은 3.8%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1년(4.0%)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청년(15~29세)실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개선됐다.
한편 지난해 12월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은 11.5%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은 1년 전보다 1.0%포인트 상승한 22.6%였다. 연간으론 22.8%를 나타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인구를 보여주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62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4000명(0.6%) 증가했다. 이중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 수강 등을 포함한 취업준비생은 69만3000명으로 2만4000명(3.6%) 늘었다.
한편 이번 고용지표의 배경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전환, 온라인화와 무인화의 확산 등 인구·산업구조 변화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기재부는 또 “상용직 근로자 증가, 임금 상승폭 확대,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 등 고용의 질 개선추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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