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1.6L CDTi 디젤 엔진 탑재 복합연비 15.3km…효율성 극대화 계기판 등 실내 공간도 업그레이드
쉐보레는 지난해 말 1.35 E-터보와 1.6디젤 등 신규 파워트레인을 추가한 ‘더 뉴 말리부’를 출시하며 국산 중형세단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중형세단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2.0 가솔린 모델과 비교했을 때 디젤의 장점은 역시 연비다. 그래서 이번에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보편적인 주행 성능은 큰 차이가 없지만, 연비는 2.0 가솔린(복합연비 10.8km/L) 모델 대비 약 41% 높은 1.6 디젤(복합연비 15.3km/L) 모델을 시승했다.
● 남성미와 세련미 더한 새 디자인
자동차 선택의 기준이 디자인과 연비라면 더 뉴 말리부는 두 가지 모두 만족시킨다.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한 더 뉴 말리부는 중형 세단으로서의 존재감과 시크한 도시남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어필한다. 기존 말리부 디자인에 대해 ‘별로’라고 생각했던 소비자들도 이 새로운 디자인에는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전면부 그릴이다. 위 아래로 나뉘고 더 와이드해진 듀얼포트 크롬 그릴은 LED 헤드램프 및 LED 주간주행등과 어우러져 도시적인 세련미를 더했다. 후면 디자인은 전면부만큼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지만 새로운 면발광 LED 램프를 적용해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실내 인테리어도 달라졌다. 사실 말리부의 실내 디자인은 경쟁 차종 대비 밋밋한 느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 뉴 말리부는 자동차 실내에서 운전자가 가장 많이 보는 계기판을 8인치 디지털 슈퍼비전으로 바꾸었다. 덕분에 운전자의 시인성이 높아졌고 더불어 인테리어 디자인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말리부를 탈 때마다 주행 성능은 좋은데 실내 인테리어가 다소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신형은 이 부족함을 확실히 보강했다.
옵션으로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팩은 8인치 고해상도 컬러 터치스크린을 사용한다. 이 부분 역시 구매자가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이 전과 달라졌다고 느끼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순정 내비게이션의 인터페이스나 길안내 방식은 여전히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 1.6 디젤 파워·연비 모두 만족
쉐보레 말리부가 기존에 없던 1.6 디젤 파워트레인을 추가한 이유는 확실하게 검증된 상품성에 있다. 유럽에서 개발한 1.6리터 CDTi 디젤 엔진은 SUV 모델인 이쿼녹스와 트랙스에 탑재되어 성능과 정숙성을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인정받았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포함해 약 500km 구간에서 1.6 디젤 모델을 시승한 느낌을 말하자면 말리부 1.6 디젤은 기존 라인업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1.5 가솔린 터보 모델과 비교해 주행 성능이나 연비에서 더 높은 만족감을 준다.
말리부 1.6 디젤의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32.6kg.m다. 기존 1.5 가솔린 터보 모델의 최대 출력은 166마력, 최대토크는 25.5kg.m다. 출력은 가솔린이 더 높지만 최대토크는 1.6 디젤이 위다. 일상적인 주행영역에서 가속감은 1.6 디젤 모델이 한 수 위다. 다만 고속영역에서는 마력의 한계 때문에 강력한 가속감은 느낄 수 없고, 꾸준하게 속도를 올려가는 편이다.
정숙성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시동을 건 직후나 정차했을 때 아이들링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 편이고, 중·고속으로 올라갈 때의 엔진 소음도 잘 억제되어 있다. 시속 120km 이하에서는 풍절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실주행 연비는 공인 연비가 정말로 정확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거의 맞아떨어진다. 막히는 시내 구간은 13.5km 내외,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17.8km 내외를 기록했다. 1.6 디젤 모델의 공인 연비는 17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연비 15.3km/L(도심연비: 13.7L / 고속도로연비: 17.7L)다.
2.0 가솔린 모델의 강력함(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kg.m)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1.6 디젤은 굉장히 효율적이며 합리적인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