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억’ 중앙회장 후보 압축… 정부 입김 사라져 경쟁 더 치열
일부선 후보간 비방전 일기도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16일 단독 또는 복수의 후보자를 선정한 뒤 21일 회원사 투표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차기 회장 최종 인터뷰 대상자로 관료 출신의 한이헌 전 국회의원(75)과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61), 민간 출신의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65)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한 전 의원은 행시 7회로 김영삼 대통령 시절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박 전 사장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지냈다. 남 전 대표는 저축은행 업계에서 40년간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이번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엔 이전보다 많은 후보자가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역대 가장 많은 7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업계 규모가 작아서 많아야 두세 명이 경합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회장 연봉이 5억 원 이상으로 크게 치솟으면서 퇴직 관료와 금융계 인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장 선임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고 회추위가 구성되기 전부터 누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회장 선출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3년간의 취업 제한이 풀린 전직 관료들이 갈 자리가 마땅치 않자 이번에 이례적으로 많이 참여하면서 경쟁률이 더 높아졌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금융계에서 따로 낙점자가 부상하지 않고 있어 스스로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후보들이 많이 뛰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선출 과정이 복마전 양상으로 전개되기도 했다. 어떤 후보는 별도의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고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자료가 언론사 및 회원사에 배포되기도 했다. 선거가 난타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차기 회장이 누가 되든 임기 초반에 각 회원사를 규합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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