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진강이 흐르는 자락에 있는 강진군 군동면 용소리 신기마을의 겨울은 분주하다. 신기마을은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매일 40kg들이 콩 45가마를 삶는다. 마을이 콩 삶는 구수한 냄새로 가득 차 활기가 돈다. 주민들은 겨울철 삶은 콩으로 메주를 만든다. 한 해 동안 메주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콩은 25t 정도. 콩은 모두 강진에서 재배된 것이다.
메주를 짚으로 묶어 발효실 바닥에 10일 동안 놔둔다. 오영배 강진전통된장 영농조합 사무장(34)은 “발효실 황토바닥의 온도를 45도로 유지하는 등 옛날 구들방에서 메주를 발효시키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효된 메주는 25∼30일 정도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건조된다. 이후 메주를 씻어 천일염으로 간수한 물에 띄운다. 장독대 900개에 담긴 메주는 50일 동안 천일염의 맛을 품게 된다.
설 명절을 맞아 마을에서 전통방식으로 제조한 장류가 인기다. 신기마을에서 만드는 장류는 백정자 씨(81)가 1960년 해주 최씨 종갓집 종부로 시집온 뒤 시어머니에게 배운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백 씨는 현재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 제65호다.
신기마을 부녀회 회원들은 1984년부터 메주와 장류를 만들어 판매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강진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강진전통된장 영농조합은 한 해 3000명 이상이 장 담그기 체험을 올 정도로 전통 발효 명가다. 브랜드 ‘담가온’을 출범시킨 전통 장류 생산 후계자인 강진전통된장 영농조합 최진호 대표(53)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장류 제조방식을 지켜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전통된장 영농조합은 설 선물세트로 3만∼10만 원대 세 종류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5만 원짜리는 된장(450g), 간장(475mL), 고추장(500g), 청국장분말(250g)이 유리병에 들어 있다. 10만 원짜리는 옹기에 든 된장(1kg), 고추장(1kg)과 유리병에 든 간장(475mL)이 포장돼 있다. 구입 문의는 강진전통된장 영농조합과 강진군 초록믿음 직거래지원센터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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