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합동채용… 선택과 집중이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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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2만3000여 명 채용… 공공기관 취업 레이스 시작

“그동안 숱하게 떨어졌지만 다시 시작하려고요. 빨리 백수생활을 청산하고 공공기관 ‘직딩(직장인)’으로 신분상승 해야죠.”(취업준비생 이종환 씨·28)

지난해 12월 채용정보기업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 203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원 1위에 취업과 이직(46.7%)이 꼽혔다. 그만큼 채용시장이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은 정년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공공기관 입사를 희망한다. 그러나 지난해 경쟁률 100 대 1을 넘은 곳도 있을 정도로 채용의 문은 좁다.

한국철도공사 등 공공기관 130여 곳은 올해 2만3000명 이상을 뽑는다. 상반기 채용을 시작한 곳도 있어 일찌감치 ‘취업 레이스’는 시작됐다. 올해는 공공기관들이 필기시험 날짜를 같은 날로 정하는 ‘합동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기소개서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면접 등 취업 3단계를 어떻게 넘어야 하는지 채용담당자와 취업 전문가에게 ‘꿀팁(유용한 방법)’을 들어봤다.


○ 자소서는 질문 의도에 맞게 기술해야

취업의 첫 관문은 자기소개서다. 지원자의 80% 이상이 자기소개서에서 탈락한다. 취업 전문가들은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보다 첫 질문부터 꼼꼼하게 읽어보라’고 강조한다. 이자겸 전력거래소 인력개발팀 차장은 “각 문항에서 무엇을 묻는지 살펴야 한다”면서 “사소한 경험이라도 평가 항목에 맞게 서술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책임감을 가지고 어려움을 해결했던 경험을 기술하라’고 했다면 ‘책임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을 써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부각시키려고 특별한 경험을 강조하다 전문성, 대인관계 등 평가와는 무관한 내용을 쓸 때가 많다. 이 차장은 “문항별로 평가기준이 마련돼 있어 아무리 뛰어난 경험이라도 엉뚱한 답변이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 NCS 비중 더 높아진다

두 번째 관문은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고전하는 NCS다. 2015년부터 도입된 NCS는 문제해결능력과 수리능력 등 10개 분야를 묻는 필기시험이다. 전문가들은 블라인드 채용(학력 등 개인정보를 배제하는 방식)을 하는 공공기관이 늘면서 서류전형 합격자 자체가 많아졌고 결과적으로 NCS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기업 취업준비생 3년 차 조모 씨(27)는 “매번 문제 유형과 난이도가 바뀐다. 준비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 문제에 적응하고 취약한 분야도 빨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헌 위포트(취업교육기관) 강사는 “오답 감점제도와 영역별 과락이 없다. 그 대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험장에선 선택과 집중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주응 위포트 강사는 “NCS 문제가 공무원 채용에 활용되는 공직적격성평가(PSAT)와 비슷해지고 있어 PSAT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은 학습방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관문은 지원자의 개인적인 특성을 평가하는 면접이다. 전문가들은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은 모두 숙지해야 하며 채용기관이 발행한 리포트 등도 미리 읽어서 해당 기관의 인재상에 부합한 ‘맞춤형 면접’을 준비하라고 했다. 전수옥 국민건강보험공단 인력지원실 팀장은 “취업 스터디 등에서 다듬어진 뻔한 모범 답변은 피하라”며 “독특한 가치관을 보여주고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변해야 한다”고 했다.

○ 합동채용은 ‘위기’ 아니라 ‘기회’

올해 공공기관 채용에서 가장 큰 변수는 기관들의 ‘합동채용’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합동채용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준비생 전모 씨(27)는 “지난해 여러 공공기관의 필기시험이 하루에 몰리기도 했다. 이런 ‘빅매치 데이’에는 눈치 지원이 매우 치열했다. 올해 더 늘어난다니 걱정이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합동채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규현 위포트 컨설턴트는 “합동채용으로 지원자가 분산되면서 지난해 응시자 절반이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은 공공기관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공공기관은 오히려 합격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기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처럼 채용 규모와 가산점을 꼼꼼히 확인해 자신에게 입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아주 높은 공공기관 리스트를 만들고 집중 공략하는 방법도 추천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합동채용#공공기관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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