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상승에 의한 일시적 현상에 가격변동 미미
금어기 확대, 금지체장 상한 등 수산자원관리 필요
“오징어가 많이 잡혔다는데 싸다고 느끼지 못하겠어요.”
최근 동해안에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이슈가 됐다.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오징어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어민수산시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오징어가 많이 잡혔다고 해서 왔는데 생각보다 비싸고 크기도 작아서 좀 더 둘러봐야겠다”며 오징어 구입을 망설였다.
이날 중간크기의 오징어는 만원에 3마리, 큰 오징어는 2만원에 5마리가 팔리고 있었다.
주변 상인에 따르면 오징어가 귀할 땐 한 마리 가격이 만원까지 올랐다. 올해 초 갑작스러운 어획량 증가로 만원에 6~7마리씩 팔리기도 했지만 가격은 금세 올랐다.
강원도 환동해본부는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743톤이 잡혀 지난해 같은 기간 193톤에 비해 어획량이 3.8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징어 가격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생겼지만 미미한 가격변동에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박홍렬 강릉시 수협 판매과장은 ”오징어가 워낙 귀하고 연초에 한시적으로 많이 잡혔기 때문에 가격 변동에는 큰 영향이 없고, 있더라도 금액차이는 크지 않다“며 ”이제 오징어가 주문진을 지나 삼척까지 내려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올 초 대량으로 잡혔던 오징어는 대부분 정치망어업을 통해 어획된 소형 오징어로 16~18㎝의 미성어였다. 일명 총알 오징어라고도 불린다.
정치망어업은 연안에다 그물을 설치해 회유성 어종을 주 대상으로 수산물을 잡는 수동적인 어구어법이다. 면허어업이기 때문에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또 어민들은 불빛을 이용해 낚시로 조업을 하는 채낚기어업을 하고 있다. 정치망에 비해 어획량이 낮은 어업이다.
현재 오징어 포획금지 길이는 12㎝ 이하로 문제는 안 되지만 어린 오징어들이 많이 잡히면서 자원감소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김중진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과도한 어획은 자원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금어기 확대, 금지체장 상한 등을 설정하고 정치망에 대해선 어장위치를 회피하거나 그물코를 늘려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 등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년생 회유 어종인 오징어는 7~9월 북한 동해수역에서 우리나라 수역으로 남하 회유해 이듬해 4월쯤 제주도와 일본 대마도 주변 해역에서 산란을 한다.
하지만 중국어선이 북한수역에서 오징어를 싹쓸이하면서 오징어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
이렇다보니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가 우리나라 주 어기이지만 어획량이 적어 ‘금징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동해안에서는 오징어가 귀한 몸이 됐다.
(강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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