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면 오를까?’ 헬리오시티…10년전 잠실 데자뷔 논란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3일 06시 27분


10년 전 잠실권역 역전세난 이후 집값 승승장구
정부 규제 강도 다르고 강동국 입주 폭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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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입주하고 있는 송파 헬리오시티 전셋값 하락이 심상치 않다. 9510가구에 달하는 미니신도시급 대단지가 한 번에 입주하면서 초반 가격보다 3억원 떨어졌다. 매매가격도 동반 하락하면서 10년 전 잠실권역에서 나타난 역전세난과 흡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전세는 5억원선에서 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최대 8억원에서 계약을 체결했던 것을 고려하면 하락세는 가파르다. 송파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융자가 있는 매물은 찾는 손님이 없어 가격대가 낮다”며 “단지 끝자락과 저층 전세매물은 집주인과 4억원대까지 절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 안팎에선 헬리오시티 입주가 다가오면서 10년 전 잠실 일대에서 나타난 역전세난이 재현될 것을 우려했다. 당시 엘스(5678가구)·리센츠(5563가구)·트리지움(3696가구)·레이크팰리스(2678가구)·파크리오(6864가구)가 비슷한 시기에 입주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잠실파크리오(2008년) 입주 시절엔 전용면적 84㎡ 전셋값 평균은 2억3500만원이었다. 전세가율은 30% 안팎으로 현재 헬리오시티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헬리오시티 매매가격은 최고가를 찍던 분위기 때보다는 소강상태다. 매매가격을 지탱하는 전셋값이 하락세에 접어든 탓이 크다. 정부 부동산대책이 더해지면서 집주인 자신감도 예년만 못하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지난해 10월 최고 17억803만원에 거래된 이후 같은 해 12월 14억원대까지 내려왔다.

집주인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매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의 9·13대책으로 세금부담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한편에선 버티면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10년 전 잠실권역에서 나타난 대규모 입주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잠실권역에선 초기 역전세난 이후 집값과 전셋값 모두 승승장구했다. 잠실 파크리오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Δ2010년 3억9500만원 Δ2012년 4억9000만원 Δ2014년 5억9500만원 Δ2016년 7억5500만원 Δ2018년 7억5500만원을 찍었다. 매매가격도 2017년 12억1500원으로 10억원대를 넘어 지난해 14억5000만원의 평균 매매가격을 기록했다.

송파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잠실권역은 2015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자 빠르게 처분한 사례가 많다”며 “최근 2∼3년간 서울 집값이 크게 올라 땅을 치고 후회한 손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잠실을 처분하고 위례로 갈아탄 수요자도 있었다”며 “두 지역 모두 집값이 올라 큰 문제는 없지만, 잠실은 서울이라는 특성이 있어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에선 헬리오시티는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인근 강동구에 입주 폭탄이 예고돼 있어 집주인 눈높이에 맞는 가격 상승까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어서다. 강동구에선 올해 1만1001가구에 이어 내년 5088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2022년 준공이 목표인 둔춘주공도 있다. 이곳은 헬리오시티보다 2500가구 이상 많은 1만2032가구로 일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예상조차 힘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송파는 인근 둔촌주공 재건축을 시작하면 이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면서도 “둔춘주공 입주가 가까워지면 주변 전셋값을 끌어내릴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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