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25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신청에 대해 유보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공단 입주기업인들이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신년사에서 ‘개성공단’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만큼, 이번 유보 조치에 대한 실망이 클 수 밖에 없다.
입주기업들로 구성된 개성공단기업협회 신한용 회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 제가 안 좋은건 감수하겠다만 회원사들이 여러가지로 정말 어렵다”며 운을 뗏다.
지난 9일 협회는 통일부에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을 신청했다. 이는 공단이 폐쇄된 2016년 2월 이후 7번째 방북 신청이다. 기업인들은 박근혜 전 정부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개성공단에 대한 방북을 요청해 왔다.
통일부 측은 민원처리 기한을 25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하며 입주기업들의 방북 여부를 검토해 왔지만 이날 “제반 여건이 필요할 때까지 승인을 유보한다는 것을 통보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3년 전)설날에 쫓기듯 공단을 나왔는데, 다시 또 설을 앞두고 이런 결정을 받게돼 마음이 아프다”며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는 당연하지만, 날짜조차 확정되지 않은 북미회담에만 목을 걸고 있기에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4·27 정상회담 때에도 북미 회담까지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기다려왔는데 아무런 진전이 없지 않았나”라며 “북미 만남에 희망을 거는 것이 현실적이지만 과거 기억을 떠올리는 것 같아 답답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6차례의 방북 신청 모두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입주기업인들은 이날 통일부의 유보 결정에 유독 실망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만큼, 방북에 대한 긍정론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전체적으로 (방북이)나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신청을 했는데, 다시 답답한 상황에 왔다”며 “설을 새며 마음을 추스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를 비롯한 기업인들은 공단 폐쇄 3년 행사는 조용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문화 특성상 3년이라는 시간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지 않나”며 “또 다시 유보를 통보받은만큼 3주년에는 재가동을 위한 마음가짐을 추스리기 위해 전문가 세미나 정도를 진행하며 우리의 입장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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