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트래픽도 급증세…통신사, 망설비에 연간 5.5조 투자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게 이른바 ‘망사용료’로 알려진 ‘캐시서버 설치 및 이용대가’를 지불하기로 하면서 ‘무임승차’ 오명을 벗을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글 유튜브와 최근 트래픽 점유율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는 넷플릭스에 비하면 페이스북은 ‘조족지혈’이어서 구글이나 넷플릭스에 대한 망 사용료 ‘제값받기’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별도의 캐시서버를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에 설치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매년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협상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캐시서버란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는 서버를 말한다. 페이스북은 대용량 동영상 콘텐츠 등의 원활한 접속을 위해 미리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아 접속 속도를 높이는 캐시서버를 그동안 KT에 두고 운영하고 있었으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KT의 캐시서버를 중계접속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KT에만 이용료를 지불하고 나머지 통신사에는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으면서 ‘무임승차’ 논란이 일었다. 실제 통신사들은 전송속도 개선 등 망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5조6500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을 구축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로 통신 3사의 연평균 설비투자액은 6조8200억원에 달한다.
이에 페이스북은 약 2년간의 협상을 거쳐 KT 한 곳에만 캐시서버 이용료를 지불하던 방침을 변경해 SK브로드밴드에도 이용료를 내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페이스북의 수 배 이상 트래픽을 일으키는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다.
최근 ‘오리지널콘텐츠’ 등을 내세우며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해외국가 진출시 플랫폼 제공 사업자와 수익을 9대1 비율로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가 넷플릭스 몫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와 계약을 맺고 국내 인터넷TV(IPTV) 시장에 진출하면서 전체 수익의 0.5%에 해당하는 금액을 LG유플러스에 ‘망사용료’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도 페이스북 사례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에 지급하는 망 사용료는 그 실체가 정확하지 않고,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지 않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 KT는 트래픽 증가 해결을 위해 설비투자 비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트래픽 대응을 위해 망 용량을 50% 정도 증설했으며, KT도 20% 이상 용량을 증설한 상황이다.
업계는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 제대로 된 망 사용료 계약을 맺어야 하며 나아가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SK텔레콤이나 KT와도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문제는 구글 유튜브다. 페이스북이나 넷플릭스는 특정 사업자에 국한하긴 했어도 명목상 망 사용료를 지급한 사례라도 있지만, 구글 유튜브는 아직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실제 인터넷 트래픽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동영상 스트리밍에서 구글 유튜브의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한국 모바일 동영상 점유율 1위는 구글 유튜브로 3122만 명이 총 317억 분을 이용했다. 전체의 86%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이다. 2위 아프리카TV는 215만명이 총 11억분을 사용해 3% 점유율에 그쳤으며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네이버의 ‘네이버TV’ 등이 1% 미만의 미미한 점유율로 명맥만 이었다.
그러나 아프리카TV나 네이버는 높은 화질의 동영상을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하기 위해 통신사에게 연간 70억원~200억원 안팎의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1위 유튜브가 무임승차 지적을 받는 이유다.
더구나 구글은 이같은 비용 절감(?)을 내세워 국내에서 조단위 매출을 올리며 국내 경쟁사업자인 네이버 등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태희 국민대 교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지난 2017년 매출액은 3조2100억∼4조9200억원에 이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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