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거래량 10분의 1 토막…“누가 요즘 집 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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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9일 0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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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공시가격 발표 후 “집 사지 말라”로 해석
봄 이사철 실수요자도 썰렁…“거래절벽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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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지금은 집을 살 시기는 아니죠. 손님에게 급매가 나와도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못해요. 집값 바닥을 모르니까 혼란스러운 것은 중개사나 손님이나 같습니다.” (개포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지난해 매수 분위기가 100이라면 지금은 10은커녕 5도 안 됩니다. 하루에 상담 전화 2∼3통 받기도 어렵습니다.” (한남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가 지난해 9·13 대책에 이어 시세를 현실화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를 발표하면서 부동산 매수시장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투자 목적이 아닌 실수요조차 매수시장 진입을 꺼리게 한다. 봄 이사 철이 다가왔지만, 예년과 같은 거래량 증가는 없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얼어붙은 매수 심리

29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342건으로 전년 1만198건과 비교해 13% 수준으로 급감했다.

일선 중개사들은 정부가 부동산에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실수요자도 매수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집값 내림세가 계속되면서 매수 이후 집값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11월 이후 11주 연속 하락했다.

시장에선 투자 수요는 9·13 대책 이후 상당수 걸러졌다고 본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76㎡는 지난해 12월 17억원대에 실거래됐다. 앞서 9월 19억원대까지 찍을 것을 고려하면 가격 내림세 체감효과는 분명하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을 묶고 세금을 더 내라고 하는데, 누가 매수를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으로도 매수세가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봄 이사 철에 접어든 상황에서 매수 움직임이 사라진 것이 이를 방증한다. 중개사들은 상담 전화에 주말에도 쉬지 않고 출근하던 예년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울상이다. 김찬경 위례박사 대표는 “이사 철을 앞두고 지금부터 매수 움직임이 나타나야 하는데, 매수 문의는 아예 없고 싼 전세를 찾는 전화만 간혹 있다”고 하소연했다.

◇공동주택 공시가 긴장…봄 이사 철 분수령

상대적으로 실수요 진입이 많은 강북권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집값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해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1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라며 “대출 규제가 높아진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 매수에 동참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주 표준단독주택 공시가를 내놓으면서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국토부는 올해 1월1일 기준 전국 표준 단독주택 22만가구의 공시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평균 9.1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4월 아파트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지켜보자’는 심리가 나타나고 있다.

판교신도시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 공시가가 나오지 않아 뚜렷한 분위기 변화는 아직 없다”면서도 “집주인과 매수자 모두 세금 부담이 높아진다는 사실에 걱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봄 이사 철에 반전 분위기가 나타나지 않으면 거래 절벽 현상이 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부에선 자금력을 갖춘 실수요자는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견해도 있다. 집값 바닥이라는 신호가 나타나면 매도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어서다.

압구정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생각하는 ‘집값 안정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실수요자라면 매물이 다양한 시기에 매수를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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