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내륙철도, 전북 새만금공항… 전체 사업비의 85% SOC에 투입
文정부 예타면제 53兆, MB때 육박… 洪부총리, 면제 확대-기준완화 시사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 대전 트램(도시철도), 새만금국제공항 등 그동안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명돼 보류된 전국 23개 사업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국비와 지방재정 등 24조1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들 사업에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건너뛰는 ‘급행 티켓’을 줌으로써 지방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29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17개 시도가 신청한 32개 사업 중 23개 사업에 예타를 면제하기로 했다. 예타는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면서 재정이 3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대형 신규 공공투자 사업의 경제성과 재원조달계획을 검증하는 절차다.
지역별로는 영남권(8조2000억 원) 충청권(3조9000억 원) 호남권(2조5000억 원) 순으로 예타 면제 규모가 크다. 수도권은 원칙적으로 제외했지만 경기 포천 등 남북 접경지역에는 신규 철도와 도로를 개설해 주기로 했다.
사업별로는 교통 물류망 구축에 10조 원 이상 배정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공을 들인 남부내륙철도에 4조7000억 원이 투입된다. 도로·철도 확충 사업 중에는 대구산업선 철도, 울산 외곽순환도로, 서남해안 관광도로 등의 사업 규모가 1조 원대로 큰 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회간접자본(SOC) 외에도 지역전략사업 육성 지원,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관한 사업도 포함됐다”며 SOC에 국한됐던 과거 정부 사업과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구개발(R&D) 사업비는 전체의 15%(3조6000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20조5000억 원은 SOC 사업비다. 홍 부총리는 6월 말까지 예타 제도를 검토해 제도적으로 면제 대상을 확대하거나 기준을 완화할 뜻도 내비쳤다.
이번 사업을 포함한 현 정부의 예타 면제 규모는 53조7000억 원으로 박근혜 정부(23조 원)보다 배 이상 많고 이명박 정부(60조 원)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재원 조달 계획이 미흡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해 대형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서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을 권한 남용으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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