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가 가시화됐다. 2014년 배임 등의 혐의로 선고받은 집행유예 기간 만료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2014년 2월 배임 등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김 회장의 집행유예 기간이 이달 18일 만료된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면 김 회장은 일단 계열사 대표이사 등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당시 김 회장은 자숙의 의미로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엠, 한화이글스 등 총 7곳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선고 이후 한화는 금춘수 부회장을 비롯한 전문경영인들이 계열사 경영을 맡아왔다. 김 회장은 법적 ‘대주주’ 지위만 있고 계약체결 등의 권한은 없는 회장직을 제한적으로 수행해왔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경영 복귀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김 회장은 2007년에도 ㈜한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특별사면을 받고 곧바로 대표이사직에 복귀했다.
최근 들어 공식 일정을 차근차근 소화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12월 7년 만에 베트남을 방문한 게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현지 공장 준공식 참석과 함께 주요 계열사 점검에 나서며 동남아시장 공략에 고삐를 바짝 조였다. 아울러 베트남 최대 유통업체인 빈그룹과도 만나 협력관계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며 보폭을 넓혔다.
그러나 대표이사직 복귀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룹 차원에서도 법리적 검토가 남은 상황이다.
일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에 따르면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도 관련 회사에 2년 동안 등기임원을 할 수 없다. 이를 적용하면 김 회장은 ㈜한화와 한화케미칼, 금융회사의 취업이 제한된다.
또 화약 제조업체인 ㈜한화의 경우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을 따르는데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된 사람이 임원으로 있으면 화약류 제조업 허가 취소 사유가 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만료 시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법적으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등 등기이사를 맡기 위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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