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이 지분 67% 보유…현대중공업은 인수 난색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전남 해남에 자리한 중형조선사 대한조선㈜의 진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조선의 대주주는 대우조선해양이지만 현대중공업은 대한조선을 대우조선해양과 패키지로 인수하는 데 난색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한국산업은행과 공동출자해 대우조선해양을 합병하기로 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지분 67%를 갖고 있는 대한조선에 불똥이 튈 조짐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현대중공업은 중형조선사인 대한조선 인수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조선이 중형급 유조선 건조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의 계열사이자 중소형 선박 건조 전문인 현대미포조선과 사업영역이 겹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남군 화원면에 자리한 대한조선의 임직원은 600여명이며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하면 2600명이 일하고 있다. 대한조선의 2017년 매출은 4300억, 영업이익은 4억원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조선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묶여서 매각작업이 진행될지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자칫 대우조선해양과 패키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대한조선이 홀로서기를 해야 할 경우 또 다시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게 일고 있다.
2007년 설립된 대한조선은 2009년 이후 불어 닥친 조선경기 침체로 워크아웃(채권단관리)과 법정관리를 겪었다.
2013년 6월 대우조선해양이 위탁운영을 맡았으며 희망퇴직과 무급순환휴직 등의 노력 끝에 2015년 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중국과 가격경쟁이 심했던 벌크선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중형급 유조선만 수주하면서 2017년에는 영업수지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세계 2위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사라지게 될 경우 대한조선이 향후 수주경쟁 등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이어 중형조선사들에 대한 체제개편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중형조선사 개편과 관련해 어떤 큰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해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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