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향희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 조합’ 이사가 대형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시니어가 사회적 경제 기업에서 보람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중·장년 인생이모작, 사회적 경제로 경작하자!’
사단법인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 조합’(‘신나는 조합’)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신나는 조합은 2015년부터 한화생명,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등과 함께 ‘위 아 시니어즈(we are Seniors)’라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40대 이후 70대 사이에 회사를 은퇴한 시니어들이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취업이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박향희 신나는 조합 상임이사(49)는 “주로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퇴직한 시니어들이 사회적 경제기업에서 인턴십을 거쳐 직원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경제기업이란 ‘공익적인 사회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프로젝트는 크게 취업과 창업 지원 부문으로 나뉜다. 취업 부문은 우선 서류 및 면접 심사를 통해 20명의 시니어를 선발한다. 이후 사회적 기업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적 경제 교육을 실시하고 적합한 직무를 파악한 뒤 관련 기업에 인턴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인턴수당은 신나는 조합에서 지원하며 인턴 기간이 끝나면 정식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 박 이사는 “사회적 경제기업에 재취업을 원하는 이의 수요는 해마다 늘고 있다”며 “매년 인턴 20명을 모집하는데 평균 7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창업 분야는 매년 시니어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아이디어를 선정한 뒤 창업에 필요한 컨설팅과 자원 등을 지원한다. 2015년부터 시작해 2017년까지 3년간 15팀이 창업했고, 2018년 대회 수상자들은 현재 컨설팅을 받고 있다. 노년층에 치명적인 낙상을 예방하는 교육과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 ‘해피에이징’, 도시의 장년, 노년층이 함께 사는 주거공동체를 만드는 ‘더함플러스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인 창업 성공 사례다.
권경혁 해피에이징 대표는 어머니가 낙상사고 후유증으로 운동신경이 둔해진 뒤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사회적 기업가로 변신했다. 2016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 대상자로 선정된 뒤 홀몸노인 80명에게 안전손잡이를 보급하는 사업을 펼쳤다. 최근에는 수익모델로 안전손잡이와 미끄럼방지 매트, 보행 보조차(실버카)를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 이사는 “사회적 기업 인턴 과정을 거친 시니어의 90% 이상이 만족하고 있다”며 “한화생명에서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지원해줘 사회적 경제 시니어 일자리 모델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에서 퇴직 시니어에게 다양한 재취업 교육훈련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로 취업으로 연계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나는 조합은 올해 사회적 경제 중간지원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시니어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박 이사는 “20명 이상을 대상으로 무상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만 4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는 사업 초기에만 해도 60대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선 40대 후반과 5060세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신나는 조합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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