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수탁 자산 증대 초점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8일 07시 18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사. 2018.2.8/뉴스1 © News1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사. 2018.2.8/뉴스1 © News1
하나금융지주가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를 도입했다.

이는 이달부터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연기금이나 공제회로부터 투자일임재산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행사할 수 있게 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금융회사에 가점을 부여한다고 밝힌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하나금융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수탁 자산 증대를 노릴 수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달말부터 하나은행 신탁부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 계열사들에서 운용하는 총 수탁 자산은 약 108조원”이라며 “고객의 수탁 자금을 보다 잘 운용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고객에게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규범이다.

은행권에선 국책은행 위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시행해 왔으나 지난해부터는 주요 시중은행이 소속된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참여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은행, 증권, 손보, 생명, 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 등 6개 계열사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16일 열린 한국전력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와 비상임감사위원 신규선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했다. 같은 해 4월에는 한전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에 반대 의결권을 던지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최근 지분 8.5%를 보유한 광주신세계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친화 배당을 요구하기 위해 사장을 만나자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중에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지난 2017년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에 이어 하나금융까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표면적인 이유는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다른 이유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수탁자산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기존에는 위탁운용사가 투자일임재산에 속하는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투자자로부터 위임받는 것은 제한됐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의 경우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됐다.

그러나 이달부터 연기금 및 공제회의 투자일임업자에 대한 의결권 위임이 허용됐고,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사업자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금융사에 가점을 준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23조9000억원이다. 이 중 66조6000억원(53.75%)은 직접 운용하고, 57조3000억원(46.25%)은 위탁 운용한다. 금융회사들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수탁 자산 증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금융사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하는 것은 연기금 등이 주주권 행사 범위를 넓히기 위해 움직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선제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뒤 정책 방향에 맞춰서 움직이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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