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8일 '2019년 1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생산 0.5% 설비투자 2.2% 소비 0.2% 동반 상승
동행·선행 경기 지표 8개월째↓…역대 최장 기간
기재부 "긍정적 모멘텀…경제 활력 제고에 총력"
지난달 생산과 투자, 소비가 석 달 만에 동반 상승세를 보이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설 명절을 앞두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난 영향이 컸다.
그러나 현재와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는 1971~1972년 이후 약 47년 만에 8개월째 동반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출하가 3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8%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1.0%, 12월 -0.3% 감소한 후 3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신차 효과 등에 따라 완성차 수출이 늘고 자동차 부품의 국내 수요가 늘어 자동차(3.5%)가 호조를 보였다. 스테인리스 강판 등 강판류 수출이 늘면서 1차 금속(3.5%)도 늘었다.
다만 전자부품은 -5.4% 감소했다.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며 한국의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영향이라고 통계 당국은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좋지 않았던 반도체 역시 전월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역시 11.0% 증가했다. 다만 출하는 지난해 11월(-13.6%), 12월(-5.7%)에 이어 11.4% 감소하며 3개월째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2월~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투자는 2017년과 2018년 일부 상반기, 10월에 있었고 앞으로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함께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좋아질 상황을 대비해 생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광공업 생산의 경우 2015년 기준 지수 개편 당시 연쇄 방식을 도입, 매년 정기적으로 최신 가중치를 산출해 지수 작성에 적용하고 있다. ‘2017년 광업·제조업 조사 결과’를 활용해 산출한 결과 반도체, 기계장비 등의 가중치는 늘어난 반면, 자동차, 통신·방송 장비 등은 줄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0.9%포인트(p) 오른 73.1%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 역시 지난해 11월 -1.7%p, 12월 -0.5%p 감소한 후 3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보다 0.9% 증가했다. 숙박·음식점(-1.0%)에선 감소했지만 가전제품, 화장품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도·소매가 1.8% 증가했다.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물동량이 증가한 덕에 정보서비스업, 우편 및 통신업 등에서의 영업 실적이 상승, 정보통신도 2.5% 올랐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음식료품,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늘어 전월보다 0.2% 올랐다. 2월 초 설 명절을 앞두고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의복 등 준내구재(-4.6%), 수입차 등 내구재(-1.0%) 판매는 감소했지만 가정간편식(HMR) 등 외식 대체 식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음식료품 판매가 늘었다. 면세점 이용자가 증가하고 미세먼지 상황이 심해지면서 안티폴루션 제품의 판매도 늘어 화장품 판매도 증가했다. 이에 비내구재 판매가 전월 대비 3.0% 올랐다.
설비투자는 컴퓨터 사무용 기계 등 기계류(5.4%)에서 늘어 전월 대비 2.2% 증가했다. 다만 승용차 수입이 감소하면서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는 -5.3% 감소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2.1% 증가했다. 토목(-1.2%)은 감소했지만 공장·창고 등 비주거용에서 건축(3.2%) 공사 실적이 늘어난 영향이다.
월 기준 생산과 투자, 소비가 모두 증가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김 과장은 “최근 부진했던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전월 대비 개선된 것과 서비스업 생산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지난해 11~12월 좋지 않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건설기성과 수주의 경우 주거용에서 많이 감소한 상태가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며 “건설 지표는 향후 2~3년을 같이 봐야 해 변동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건설수주(경상)는 1년 전 대비 발전·통신, 항만·공항 등 토목(-62.9%) 및 주택, 사무실·점포 등 건축(-21.6%)에서 모두 줄어 41.3% 감소했다. 지난해 1월 화력 발전 등 4조원대 대규모 공사 수주가 있었던 영향에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수주 건을 제외하면 감소 폭은 10.7% 정도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p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보다 0.4p 하락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8월(-0.4p)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두 지표는 8개월째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971년 7월~197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이 경기 순환기를 판단하기 시작한 첫 저점인 1972년 3월 이후로 따져 보면 사상 최초다.
김 과장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낙폭이 컸던 것은 ‘구인·구직 상황’이 안 좋아진 영향이 있었다”며 “노인 일자리 사업이 예전엔 50만명 규모였으나 지난달 60만명 정도로 확대돼 구직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구인·구직비율은 일자리(구인자 수) 대비 구직자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지표 중 하나다. 지난달 구인·구직비율은 전월 대비 4.1% 감소했다. 이 비율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4년 7월(-4.1%)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0대 구인·구직자가 2015~2018년 1월 평균 대비 2만9659명 늘었다.
경제 정책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는 한편 3대 산업 분야별 혁신 대책 및 수출 활력 대책 등을 마련해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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