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도 친환경… “연비 높이고 오염 낮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4일 03시 00분


엔진 줄이고 배모양-연료 바꿔 중-저속 운항… 배출가스도 감소

최근 조선·해운업계에서 선박의 연료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엔진과 연료는 물론이고 배 모양까지 바꾸면서 더 적은 연료로 운항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변화가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3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최근 먼 바다를 오가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평균 속력은 16노트(약 30km) 수준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평균 22노트(약 41km) 수준으로 고속 운항했지만 최근 들어 30% 가까이 속력을 낮췄다.

이에 따라 발주하는 선박의 기본설계도 크게 바뀌었다. 2000년대에 건조된 6000∼8000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고속 선박들은 12∼14기통 엔진을 탑재해 최고 속력이 27노트(약 50km) 수준에 이르렀다. 반면 2010년 이후 건조된 1만 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8∼10기통 엔진을 쓰면서 최고 속도는 22노트 정도에 그친다.

크기는 키우고 엔진 크기는 줄이면서 선박들은 연비가 더 좋아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속력을 낮추면서 대여섯 척이 운항되던 1개 노선에 배를 한두 척 더 투입해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20% 이상 연료비가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수요에 맞춰 조선업계에서는 선박의 연비를 높이는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물속에 잠긴 배 앞부분을 동그란 공처럼 만든 ‘구상선수’의 변화다. 고속으로 운항할 때는 커다란 구상선수가 저항을 줄여줬지만 최근 중·저속 운항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구상선수의 크기를 줄이거나 아예 없어지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환경 규제 강화로 아예 선박의 연료를 바꾸는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 1월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 규격을 3.5%에서 0.5%로 크게 낮추기로 했다. 기존의 고유황유를 저유황유로 바꿔야 하는 상황 속에 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의 건조도 늘어나고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조선#해운도#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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