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못 구해 ‘발동동’…서울 주택전세가격 하락폭 10년 만에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4일 17시 40분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72㎡ 아파트를 보유한 A 씨는 새로 들일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시세보다 3000만 원 낮은 2억 3000만 원에 전세를 내놨지만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A 씨는 “이전 세입자에게 돈을 돌려줘야 해 은행대출도 알아봤지만 대출받기도 쉽지 않고 이자도 높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의 전세금이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거래절벽 속에 매매가격과 전세금 동반 하락했다. 호가를 낮춘 급매만 일부 거래되는 상황이다.

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전세금은 전달보다 0.43% 하락해 2009년 1월(―1.38%)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0.69%가 내리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전세금이 1.08% 급락했다. 강남구가 -1.57%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이어 강동구(-1.15%) 서초구(-0.96%) 송파구(-0.71%) 순으로 낙폭이 컸다. 동작구(-0.56%)와 성북구(-0.45%)도 서울 평균치보다 많이 내렸다.

매매수요가 일부 전세로 전환됐지만 그 이상으로 입주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세금을 끌어내렸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경우 지난해 11월 입주한 아크로리버하임과 롯데캐슬에듀포레를 비롯해 지난해 하반기에만 2500여 채 물량이 나왔다.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일대에도 길음센터피스, 래미안아트리치 등 대규모 신규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 9500여 채도 전세금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

서울 집값도 0.19% 하락하며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강남구(-0.82%), 서초구(-0.56%) 등 강남 4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매매와 전세의 동반 약세 흐름이 단기간에 반전되진 않을 것”이라며 “집값을 연착륙시키고 거래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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