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의 연임을 추진하는 대신 임원으로 겸직한 6개 계열사에서는 사임하기로 했다.
5일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열고 27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대표이사 회장의 이사 연임안을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45년 항공 전문가로서 조 회장의 식견은 한진그룹 주주가치 극대화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한진그룹도 조 회장이 대한항공, 한진칼, ㈜한진 등 3개를 제외한 나머지 6개 겸직 계열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등기임원인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등 4개사, 미등기 임원인 한국공항, 칼호텔네트워크 등 2개사 등 총 6개사에서 임기가 남았어도 올해 안에 사임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임기 만료였던 진에어 이사직에서는 이날 물러났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조 회장이 너무 많은 계열사에 겸직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주총에서는 대한항공 연임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대한항공 지분 33.74%를 보유하고 있지만 2대 주주 국민연금(11.56%)이나 소액 주주 운동이 부담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 적극적 주주권은 행사하지 않기로 했지만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날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한항공 직원연대 등은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직 연임을 반대하는 주주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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