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나게 팔리던 치매보험, 안팎에서 ‘브레이크’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11일 16시 30분


한화생명 출시 두 달 만에 치매보험 개정
금감원, 상반기 중 치매보험 감리 착수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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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보험이 보험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며 지난해 말부터 과열 경쟁이 벌어진 이후 안팎에서 제동이 걸렸다. 안으로는 보험사 일부에서 과도한 보장 담보를 손보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고, 밖으로는 금융당국이 분쟁 위험 등을 파악하기 위한 감리에 착수했다.

11일 보험업계·금융당국에 따르면 대형사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월 치매보험을 출시한 한화생명이 상품 개정 작업에 나섰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치매보험은 이달 말까지 판매하고 보장 담보와 보험금 등을 일부 개정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4월 말부터 다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의 ‘간병비 걱정 없는 치매보험’은 출시 두 달만에 11만건 계약되며 인기를 끌었다. 한화생명의 치매보험 판매의 한 달 공백은 이 같은 흥행세를 꺾이게 할 수 있어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 상품 출시 두 달 만에 판매를 멈추고 개정 작업을 벌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치매보험은 0~5점으로 구분되는 치매임상평가척도(CDR)에 따라 1점 경증치매(반복적 건망증) 진단 때 400만원, 2점 중등도치매(기억 장애) 때는 600만원을 보장한다. 3점 이상 중증치매(신체조절 장애) 때는 진단금 2000만원과 간병비 월 100만원을 사망 때까지 지급한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간병비 지급 기간을 설정하거나 상품 구조를 바꿀 것으로 전망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평균수명이 늘고 있어 간병비를 사망 때까지 보장하는 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리스크 점검은 상품 출시 전 해야 하는데, 치매보험 경쟁이 워낙 불붙어 무리하게 상품을 내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치매보험 출시 전 내부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보험사도 있다. 교보생명은 치매 발병률을 감안할 때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리스크 검증에 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 1월 치매보험 출시를 두고 회의를 했는데 리스크가 많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 검증 작업을 거쳤다”며 “경증치매 진단 기준 모호성, 간병비 지급 기간 등에 대한 검토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치매보험은 3월 중하순 출시될 예정이다.

치매보험이 침체된 보험업계에 돌풍을 일으키자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감리 대상에 치매보험을 포함했다. 감리 결과에 따라 금감원은 보험사에 상품 개정 등을 요청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보와 판매 실적 등을 고려해 감리 대상을 설정한다”며 “적절한 통계를 활용해 보험요율을 정했는지, 약관에 모호성은 없는지, 보험금 지급 과정에 분쟁 발생 소지는 없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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