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현대차, 실리 경영 ‘액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2일 03시 00분


‘범현대가’ HDC 지분 전량 매각

현대자동차가 ‘범(汎)현대가’인 HDC그룹 계열사의 지분 전량을 14년 만에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실리 경영’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11∼1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장내 대량매매 형태로 현대산업개발이 인적분할 하며 설립된 HDC(지주사)와 HDC현대산업개발의 보유 지분 0.6%를 각각 팔았다. 매각 금액은 약 170억 원으로 추산된다.

HDC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한국 최초의 독자 생산 자동차 포니를 만들어 ‘포니 정’으로 불렸던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1999년 계열 분리해 일군 그룹사다. 정세영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HDC그룹의 총수인 정몽규 회장은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사촌 동생이고 정의선 부회장의 5촌 당숙이다.

현대차는 2005년 2분기(4∼6월)에 옛 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을 매입했다. 정세영 명예회장이 타계하고 정몽규 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가 우호 지분 성격으로 주식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외국인 보유 지분이 60% 이상에 달해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경계하던 때다.

현대차가 오랜 기간 보유했던 범현대가 기업의 지분을 과감하게 정리한 것은 정의선 부회장이 책임 경영에 나서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한 것과 연관이 있다. HDC그룹의 주력은 건설 부문으로 자동차 산업과 큰 연관이 없는 데다 경영권 방어 이슈도 사라진 만큼 지분을 보유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룹 등 범현대가 계열사 6곳의 주식 약 6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정의선#현대자동차#hdc 지분 매각#실리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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