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누구나 반기는 계절이다. 그간 추운 겨울을 견뎌냈기에 따뜻한 봄기운은 더 반갑다. 봄이 되면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작심삼일에 그쳤던 새해 약속을 스스로 다잡고 실천에 옮기느라 분주하다.
최근 프랑스 완성차업체 푸조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세대 변경을 거친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성장세에 접어든 것이다. 실제로 푸조는 지난해 한국 시장 판매량(4478대)이 전년 대비 21.1%나 늘었다. 일등공신은 단연 푸조 3008이다.
푸조에 봄을 선사한 3008 SUV를 타고 제주도 일대를 돌아봤다. 제주도에는 봄이 한걸음 빨리 찾아와 새로운 시작과 희망이 벌써 꿈틀대고 있었다.
3008은 푸조의 변화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3008은 유럽에서 ‘2017 올해의 차’에 선정돼 상품 가치를 검증 받았다. 지난 2016년 푸조 SUV 정체성을 담아 완전히 바뀐 이 차는 이듬해 국내에 출시됐다.
푸조 3008 외관 디자인은 기존 세대 크로스오버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한 모습이다. 이전 보다 전장은 약 90mm 길어지고, 전고는 15mm 낮아져 한층 날렵하고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새로운 그릴과 헤드램프로 이뤄낸 강렬해진 전면 디자인이다. 프론트 그릴은 격자무늬 위로 독특한 크롬 패턴이 조화돼 역동적인 에너지를 뽐낸다. 여기에 풀 LED 헤드램프,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듯한 형상의 3D LED 리어 램프는 차량 존재감을 과시한다.
3008 인테리어는 압권이다. 2세대 아이-콕핏(i-Cockpit®)을 적용해 한층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화했다. 공조버튼을 피아노 건반처럼 나란히 배치해 한결 직관적인 모습을 갖췄다. 또한 스티어링 휠 상단부와 하단부가 잘린 형태의 ‘Z’컷 콤팩트 스티어링 휠은 스포티한 정체성을 나타내는데 적합해 보였다.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고해상도 풀컬러 그래픽을 제공하고, 스티어링 휠 조작 버튼을 통해 다이얼 모드, 드라이빙 모드, 개인 모드 등 4가지 디스플레이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이번에 만나본 1.5 블루HDi 3008은 강화된 디젤차 배출규제인 WLTP를 통과한 모델이다. 변속기는 기존 EAT6(6단)을 대체하는 EAT8(8단)가 들어가 있다. 새로운 변속기로 인해 3008은 기존 대비 7% 연료 소비 저감효과는 물론 무게가 6kg까지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디젤차답게 초반 가속력이 좋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의 속도를 내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 사이 변속기는 순식간에 6단에 위치해 있었다. 세밀해진 변속과정을 통해 체결 느낌 없이 속도에 맞춰 제자리를 찾아냈다.
1.5 블루HDi 엔진은 기존 모델보다 최고출력이 10마력 향상돼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30.61kg·m 성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1750rpm 부근에서 나온다. 속도로 치면 약 100km/h 언저리 실용구간이다.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된다. 스티어링 휠 뒤쪽 수동 패들 시프트를 활용할 경우 변속 타이밍에 맞는 엔진 한계를 찾아가는 재미도 있다. 이때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을 켜고 주행하면 보다 안전하게 스포츠 모드를 활용할 수 있다.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은 윈드 스크린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도로의 차선을 식별해 시각적인 경고를 통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필요 시 능동적으로 스티어링 휠 조향에 개입해 안정적으로 원래차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곡선 주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이끈다. 연속 코너구간에서 속도를 살려도 이동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푸조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 끈끈한 로드홀딩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실용적인 부분도 신경을 썼다. 3008은 기존 세대 대비 휠베이스가 62mm 늘어난 2675mm로, 동급 모델 중 가장 긴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덕분에 뒷좌석의 레그룸과 헤드룸은 각각 24mm, 36mm가 늘어나며 더욱 안락하고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90리터부터 2열 시트를 풀플랫 방식으로 사용이 가능한 매직 플랫 시팅(Magic Flat Seating) 기능을 통해 최대 1670리터까지 공간을 쓸 수 있다.
연비도 좋은 편이다. 제주공항 인근 푸조 제주렌터카 사업소에서 애월 바닷가를 거쳐 중문 자동차박물관까지 약 100km를 몰고 난 뒤 최종 연비는 13.1km/ℓ가 찍혔다. 복합연비(14km/ℓ)에 근접한 우수한 연료 효율성이다.
이밖에 어드밴스드 그립컨트롤, 힐 어시스트 디센트 컨트롤 등 다양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환경을 지원하도록 오프로드 시스템도 마련해놨다. 대표적인 안전 사양으로는 도심 내 저속 주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방지해 주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시스템, 앞 차량 또는 보행자 충돌 위험을 경고하는 거리 알람 시스템 등이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