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우려↑…1~2월 거래 아파트 전셋값 2곳중 1곳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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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19일 0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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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격 10%더 하락하면 3.2만가구 보증금 반환 못할 수도”
한은 “현재 위험성 크지 않아…더 떨어지면 리스크 경계해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경. © News1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경. © News1

올해 1~2월 중 거래된 전국 아파트 중 전세가격이 2년 전(계약 시점 대비)보다 하락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서울보다 지방의 하락 비중 및 폭이 훨씬 더 컸다.

이에 따라 전셋값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가 지방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온다. 역전세는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셋값을 다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금융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로서는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앞으로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앞으로 전세가격이 10% 떨어질 경우 3만2000가구에 달하는 임대가구(집주인)가 전세보증금을 임차가구(세입자)에게 돌려줄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전세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거래된 아파트 중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비중은 52%를 기록했다. 이 비중은 2017년 중 20.7%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39.2%에 이어 올해초 절반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방의 전세가격 하락 아파트 비중은 2017년 35.8%에서 지난해 50.8%, 올해 1~2월 60.3%까지 급증했다. 서울의 비중은 2017년 10%에서 지난해 16.7%, 올해 1~2월 28.1%로 상승했다. 서울보다 지방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앞으로 전세가격이 10%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보증금 관련 부채를 보유한 주택 임대가구 211만가구(작년 3월 말 기준)의 1.5%(3만2000가구)가 금융자산 처분과 금융기관 차입으로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세가격 하락률로 보면 올해 1~2월 중 전세가격 하락 아파트(전국 기준 52.0%) 중 절반 정도(25.3%)가 10% 미만이었다. 전세가격이 10~20% 떨어진 아파트 비중은 14.9%을 기록했다. 30% 이상 급락한 비중은 4.7%로 지난 2016년 0.9%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전세보증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아파트에서 전세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보증금 규모별로 보면 보증금 1억원 미만 아파트 중 32.6%의 전세가격이 2년전보다 10% 이상 떨어졌다. 보증금 1억~2억원(34.6%), 2억~3억원(29.0%) 아파트의 경우도 전세가격이 10% 하락한 비중이 30% 안팎으로 높았다. 반면 보증금 3억~5억원(16.0%), 5억원 이상(9.5%)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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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현상은 보증금 3억원 미만 전세아파트가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월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수도권 3억1000만원, 전국 2억3000만원, 지방 1억5000만원이었다.

한은은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이 대체로 양호한 점을 고려하면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고소득(4~5분위) 임대가구 비중이 지난해 3월 기준 64.1%를 차지했다. 실물 자산을 많이 보유(가구당 평균 8억원)하고 있어서 임대가구의 총자산(금융+실물자산) 대비 총부채(전세금 포함) 비율이 26.5%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임대가구중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이 100%를 초과하는 가구 비중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0.6%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은도 전세금 반환 능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은 경계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가격 하락은 일차적으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금융자산만을 고려해 보면 임대가구의 보증금 반환 능력은 전반적으로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임대가구의 보증금은 연평균 5.2% 상승했으나 금융 자산은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차입 및 갭 투자를 통한 부동산 구입 등으로 임대가구의 금융부채(연평균 7.4%) 및 실물자산(6.1%)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를 내준 가구의 금융자산이 전체적으로 보증금을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보증금 대비 금융자산 비율이 계속 상승(2012년 3월 71.3%→2018년 월 78.0%)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커질 경우 전세·매매시장 위축은 물론 금융기관의 대출건전성 저하, 보증기관의 신용리스크 증대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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