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재정포럼 3월호…고령화-보건지출 연관성 분석
韓 GDP 대비 보건지출 비중 5.3% < OECD 평균 8.4%
1인당GDP보다 노인비중이 보건지출에 미치는 영향 커
한국의 국가총생산(GDP) 대비 보건지출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터키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보건 분야에서의 정부 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 비중이 당분간은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20일 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재정포럼’ 2019년 3월호에서 송호신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는 65세 이상의 인구 비중이 국가의 보건 지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이 내용은 ‘고령화와 보건지출-단일지수 모형을 이용한 준모수적 추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실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5~2013년 동안 우리나라의 GDP 대비 평균 보건지출 비중은 5.3%로 전 세계 171개국 평균(6.6%)보다 낮다. OECD 국가들의 평균인 8.4%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1위국인 미국은 그 비중이 14%를 웃돈다. OECD 국가 중에선 한국이 터키 다음으로 보건지출 규모가 가장 작다.
한 국가의 보건지출은 정부 부문과 민간 부문의 합으로 이뤄진다. 정부 부문은 강제성 있는 공적 보험에 의해 지출되는 치료, 재활, 노령자 보호, 돌봄 서비스, 의약품, 예 방, 공공 보건 서비스 및 의료 행정 서비스 등을 말한다. 민간 부문은 가계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지불한 금액에 비정부단체 및 민간 기업에서 지불한 보건 지출의 합으로 계산된다.
송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1%p 상승하면 GDP 대비 보건지출의 비중은 평균 약 0.043%p 증가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1인당 GDP가 약 1000달러 늘어나면 GDP 대비 보건지출의 비중은 0.018%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고령화라는 ‘인구적 요인’이 보건지출에 미치는 영향이 1인당 GDP가 증가하는 ‘경제적 요인’보다 2배 이상 큰 것이다.
송 교수는 “보건지출 관련 많은 연구들이 고령화와 사망률의 영향에 주목해 왔으며 최근에는 개인의 생애 측면에서 ㅅ사망 직전 기간의 보건지출액 크기가 매우 높다는 사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향후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1인당 실질 GDP가 꾸준히 증가한다면 한국의 보건지출 규모는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8’를 보면 우리나라의 명목 GDP 대비 공공사회지출 비중은 지난 2015년 기준 10.2%로 OECD 평균(19.0%)의 절반 수준이었다. 다만 최근 10년간 평균 증가율은 OECD 전체 평균 증가율(5.3%)을 훨씬 웃도는 11.0%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의 복지 분야 지출의 증가 속도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OECD 국가들에 비해 민간 보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OECD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정부 보건지출과 민간 보건지출의 비율이 각각 72%, 28%다. 반면 한국은 이 비율이 51%, 49%로 조사됐다. 송 교수는 “정부의 보건 정책은 국민들이 현 수준보다 더 많은 보건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정부가 보건지출 부담 비중을 OECD 국가들의 평균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지향한다면 보건과 관련된 정부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