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제 유사 모델 100만원 차이
고가 부담 고객은 中제품에 눈길… 가성비 좋지만 AS 안돼 주의해야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가성비’를 좇아 해외에서 공기청정기를 직구(직접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가 늘고 있다. 관세와 배송료를 내도 국내에서 파는 가격보다 훨씬 싼 모델들 중심으로 활발히 직구가 이뤄지고 있다.
가격차가 큰 대표 상품은 스위스의 공기청정기 브랜드 아이큐에어의 제품이다. 아이큐에어의 공기청정기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실에서 쓴다고 알려지며 유명해졌다. 아이큐에어의 85m²(약 25.8평)형 제품인 ‘헬스프로 250’의 경우 국내 공식 수입처인 컨텍에서 238만 원에 팔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헬스프로 250’과 유사한 성능의 모델이라고 평가하며 직구하는 ‘헬스프로 플러스’는 아마존닷컴에서 현재 899달러(약 101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제품은 104m²(약 31.5평)형 제품이다. 이 제품은 관세, 부가세와 해외배송료 등을 포함해 총 130만 원대다. 아이큐에어의 국내 공식 수입업체인 컨텍 관계자는 “두 제품은 엄연히 다른 제품 라인”이라면서도 “(아마존에서 파는) 헬스프로 플러스는 우리가 팔지 않아 두 모델 간에 구체적인 차이는 본사에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가의 공기청정기 구입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은 중국산 공기청정기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중 36.3m²(약 11평)형 제품인 ‘미에어 2S’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끄는 모델이다. 현재 샤오미의 한국 공식 판매 사이트에서 품절인 이 상품의 국내 판매 가격은 22만9000원이다. 이 모델을 중국 직구 사이트인 큐텐에서 사면 구매대행료와 배송료를 포함해 13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중국 상품은 150달러 미만인 경우 관세가 따로 붙지 않는다.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지만 국내에는 팔지 않고 해외에서만 팔아 이를 직구하는 경우도 있다. 코웨이의 ‘AP-1512HH Mighty’는 아마존닷컴에서 현재 최저 180달러(약 2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 직구하면 세금과 배송료를 포함해 27만 원 선이다. 이 제품은 뉴욕타임스가 운영하는 상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에서 지난달 8일 최고의 공기청정기 제품으로 꼽혔다. 와이어커터는 “공기청정기 시험 결과 코웨이의 ‘AP-1512HH Mighty’가 뉴욕시의 18.5m²(약 5.6평) 규모의 집에서 35분 안에 미세먼지를 99% 제거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을 국내에서 팔지 않는 이유에 코웨이 측은 “미국 소비자들은 주로 실내 카펫이나 반려동물로 인한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먼지를 모으는 것에 제품 기능이 집중돼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은 먼지 제거 외에도 탈취 효율과 풍량에 따른 소음까지 꼼꼼히 보기 때문에 이에 맞는 다른 제품을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싸게 살 수 있어 직구를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이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상당수 업체는 직구로 구매한 공기청정기는 애프터서비스(AS)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샤오미는 공식 홈페이지에 “직구로 구입한 제품은 AS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직구로 산 공기청정기가 고장 나 최근 사설 업체에 수리를 맡긴 김모 씨는 “공식 서비스를 못 받으니 수리를 해줄 수 있는 외부 사설 업체를 찾는 것이 번거로웠다”며 “심지어 수리비도 꽤 비싸 직구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팔지 않는 모델을 샀을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해 줘야 하는 필터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직구로 계속 사야 한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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