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여부를 아직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재계 4위 LG그룹의 핵심 회사인 LG전자의 채용공고가 3월이 다 지나도록 나오지 않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도 대기업 채용규모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3월 초 신입 공채 공고를 내고 서류접수를 마감한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와 달리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3월 말인 현재까지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 그룹 공채 폐지 이후 계열사별로 신입공채를 실시한 이래 LG전자가 3월에 상반기 공채 공고를 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상반기 채용 공고를 낼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LG전자의 공식입장은 “LG전자는 사업환경의 변화가 있더라도 매년 1000명 이상의 채용규모를 유지해 왔고 올해도 작년 수준의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채용의 형태나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도 1000명 이상의 채용규모는 유지할 예정이지만 상반기 공채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서류접수와 인적성검사, 면접 등 채용에 필요한 기본적인 절차와 소요시간 등을 감안하면 4월에 공고를 내도 상반기 채용이 빠듯한 상황이다. 그간 LG는 상하반기 공채에서 LG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이노텍 등 계열사가 같은날 인적성검사를 치러왔다.
다만 LG전자는 현대차그룹처럼 “수시채용으로 채용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국내 5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정기공채 폐지를 발표하자 재계에서는 다른 주요 그룹도 조만간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LG전자의 이같은 이례적 행보가 사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15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으로 인해 인력 재배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사업본부별로 필요인력 숫자가 나와야 공채 규모를 정하는데 인력 재배치 작업이 계속되다보니 상반기 공채를 아직까지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력 운용 계획 수립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LG전자는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의 연구원을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을 하는 VC사업본부에 재배치하고 있다. LG전자는 구체적인 인력 재배치 규모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 MC사업본부의 소프트웨어(SW) 연구원 15~20% 정도가 가전분야인 H&A사업본부 등으로 이동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망이 어둡다보니 관련 인력 이동도 상당한 편”이라며 “LG전자 내부적으로 사업 수요에 맞게 인력 조정이 마무리되고, 조직이 안정을 찾으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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