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성동구의 새 아파트에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한 30대 직장인 A씨. 집주인은 2년 만기 3개월을 앞두고 전셋값을 8000만원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맞벌이 부부인데도 높아진 전셋값에 재계약을 포기하고 다른 전셋집을 찾고 있다.
서울 송파구를 포함한 강남권 일대 입주가 몰리는 지역을 제외하곤 여전히 전셋값 기세는 등등했다. 직주근접이 가능해 수요가 꾸준한 곳에선 세입자의 주거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 신규 공급 없어…2년 만기 이후 전셋값 수직 상승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16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성동구 왕십리 센트라스 전용면적 59㎡ 전세는 당시 4억∼5억원대 초반에서 계약됐다.
센트라스(2529가구)는 대단지로 전셋값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입주 시작 초기 5억원이 넘었던 전셋값은 4억원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재계약 시점이 돌아온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까진 4억원대 실계약과 매물을 찾기 어렵다. 이 평형은 최근 최대 5억9000만원까지 계약됐다. 2년 전에 싸게 세입자를 찾은 집주인 대부분이 전셋값을 올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셋값은 입주 초기에 물량이 몰리며 하락한다. 안정세는 재계약 매물이 도는 2년 이후부터다. 10년 전 잠실 일대에서 나타난 역전세난이 대표적이다.
최근 마곡지구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대기업 입주가 꾸준한 데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어 기존 전셋값은 여전히 강세다. 매매가격도 꾸준히 상승해 전셋값을 밀어 올렸다. 2017년 4월 입주 당시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면적 59㎡는 3억원 중후반에서 체결됐다. 최근 2년 만기가 다가오자 매물은 4억원을 넘어섰다.
전셋값 상승이 꾸준한 지역의 특징은 인근 새 아파트 입주가 없다는 점이다. 직주근접이 가능한 지역에선 수요도 꾸준하다.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도 같이 뜀박질한다. 센트라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은 재계약 시 최소 5000만원은 올려달라고 한다”며 “자금 압박을 느낀 세입자 상당수가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전했다.
◇ 헬리오시티는 시작…강동구, 역대급 입주 예정
송파구에선 1만가구에 육박한 헬리오시티가 전셋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송파구 전셋값은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떨어졌다. 잠실 일대 재건축 이주 수요로 안정세를 찾고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여전히 헬리오시티는 세입자 찾기에 바쁘다. 성동구 일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전개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