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 주택거래 위축의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소득보다 가계부채가 더 빠르게 늘며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신용·저소득 차주의 부채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어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한국은행은 28일 ‘금융안정 상황(2019년 3월)’에서 지난해말 기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의 부채가 86조8000억원(전체 가계대출 1444조5000억원의 6.0%)으로 1년전보다 4조1000억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취약차주 대출 중 비은행 비중은 64.8%로 전체 가계대출 기준 42.6%보다 22.2%p나 높았다. 권역별로 보면 상호금융(25.2%), 여전사(15.9%), 대부업(8.5%) 등의 순서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취약차주의 신용대출 비중은 41.7%로 전년(42.7%)보다 줄었지만 비취약차주 신용대출 비중(23.7%)보다 여전히 2배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차주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 비율은 2017년말 159.8%에서 2018년말 162.7%(추정치)로,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역시 같은 기간 83.8%에서 86.1%로 상승했다.
차주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도 2018년말 기준 217.1%를 기록했다. 연도별 LTI를 살펴보면 2014년 174.6%, 2015년 189.5%, 2016년 204.8%로 앞자리 수가 바뀐 뒤 2017년 212.9%에 이어 2018년 더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8년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0.26%, 비은행권은 1.55%로 전년보다 각각 0.03%p(포인트), 0.17%p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영세자영업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져 연체율이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소득 대비 부채 부담이 비교적 적은 LTI 100% 미만인 차주 비중은 50.4%로 전년(51.5%)보다 줄었는데, LTI 300% 이상 차주 비중은 21.1%에서 21.9%로 늘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주요국에 비해 이미 높은 수준인 데다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을 제약하는 주요 취약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지속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내외 여건 악화시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어려움이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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