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계간지 '통계플러스 봄호'에 실린 보고서
여성, 20대 초반엔 남성보다 낮지만…중반부터 역전
12세 이하 어린 자녀 둔 여성은 단절 비율 더 높아
우리나라 청년(20~34세) 중 직장이나 학교 등 사회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이른바 ‘사회 단절 비율’의 남녀간 차이가 결혼을 기점으로 현격하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보다 빨리 취업하는 여성의 특성상 20대 초반에는 사회활동이 활발하지만, 결혼과 출산을 겪는 30대 중반이 되면 남자보다 4배 더 높은 ‘사회 단절 비율’을 보였다.
28일 통계청이 발간한 계간지 ‘KOSTAT 통계플러스 봄호’의 ‘청년층의 사회활동 참여와 니스(NEES) 특성 분석’ 보고서는 이같은 남녀간 사회활동 격차를 조명한다. 니스(NEES·Not in Education, Employment and Social Activity)란 교육과 경제활동 및 어떠한 사회적 활동도 하지 않는 집단을 말한다. 졸업 후 취업하지 못한 청년층,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전업주부 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나이대 기혼남성은 3.5%, 기혼여성은 41.7%의 니스 비중을 보였다. 기혼남성은 사실상 거의 사회활동을 유지하지만 여성은 절반 가까이 사회와 끊어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청년층을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결혼·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20대 초반에는 남성보다 낮은 니스 비중을 보였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역전된다. 졸업 후 본격적으로 취업을 하는 20대 후반으로 가면 남성의 니스 비중은 점차 낮아져 30세에 12.3%가 된다. 반면 여성은 이 시기 점차 높아져 30세에 27.7%에 이른다.
30대가 돼 결혼할 나이가 되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34세가 되면 여성은 33.8%, 남성은 8.7%의 니스 비중을 나타낸다.
기혼여성들도 자녀의 유무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25~29세 기혼여성 중 자녀가 없는 이들의 니스 비중은 26.3%였지만 12세 이하 자녀가 있는 이들은 53%로 두 배나 더 높았다.
특히 30~34세 기혼여성 중 13세 이상 자녀를 둔 이들은 31.6%의 니스 비중을 보였는데, 이를 보면 어린 자녀를 둘수록 사회와 단절될 확률이 높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나이가 어릴수록 육아에 시간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자녀가 어느 정도 크면 여성이 다시 경제활동이나 사회활동에 뛰어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시내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 사무관은 “남성에게 결혼은 경제·사회활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여성의 경우 결혼·출산·육아로 인해 경제·사회활동이 크게 위축된다는 것”이라며 “특히 기혼여성의 경우 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고용률이 낮고 사회활동 참여율도 저조하다”고 밝혔다.
한편 성별을 막론하고 15~34세 청년의 니스 비중은 2010년 16.7%에서 2015년 17.3%로 0.6%포인트 상승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같은 기간 57.6%에서 58.8%로 1.2%포인트 증가했다. 중년층(35~64세)만 0.5%포인트 소폭 감소했다.
그밖에 지역별로는 일자리와 문화시설이 집중된 수도권과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지방의 격차가 나타났다. 서울에서도 강남구(21.8%), 서초구(20.9%) 등 강남권의 청년층 니스 비중이 낮았다. 가장 높은 구는 강북구(28.4%)였고 그 다음은 도봉구(28.2%) 순이었다. 보고서는 거주지역의 생활수준과도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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