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이어 조남호, 경영권 뺏기는 ‘한진家’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29일 07시 02분


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 안 돼…지분도 완전 감자
핵심 계열사 이탈로 쪼그라드는 한진重그룹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 뉴스1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 뉴스1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진중공업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29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남영빌딩에서 제1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앞서 한진중공업 이사회는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재추천하지 않아, 이번 주총으로 인해 조 회장이 사내이사 임기는 종료된다. 2013년 한진중공업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조 회장은 현재까지 사내이사직은 유지해왔다. 더이상 사내이사로서 경영에 참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앞서 보유하고 있던 지분도 전액 감자돼 한진중공업은 조 회장의 손을 완전히 떠났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설립자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차남이자 최근 주주총회에서 표대결 끝에 대한항공의 사내이사직에서 강제로 물러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이로써 한진그룹과 한진중공업그룹을 맡고 있는 한진가(家)의 두 형제는 나란히 그룹의 경영권 일부를 불명예스럽게 내려놓게 됐다.

조 회장이 한진중공업의 경영권을 잃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그가 공들여 추진한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경영악화에 있다. 지난 1월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해외법인인 수빅조선소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모회사인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에 제공한 채무보증이 현실화됐고, 보증채무가 손실로 반영되면서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 사태에 빠졌다.

자본잠식 발생 이후 한진중공업은 보증채무를 해소하기 위해 현지은행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본사인 한진중공업의 주식 일부를 취득하는 방식의 채무조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어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내 채권단에게도 출자전환 결의를 요청했다.

이에 국내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발행 주식 약 86.3%를 차등 감자했다.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30.98%)와 조 회장(0.50%)의 지분 전액을 감자하고 나머지 주식은 5대1로 감자했다. 이로써 조 회장은 한진중공업홀딩스의 대주주로서 한진중공업을 지배하던 고리를 완전히 잃게 됐다.

향후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이 유상증자를 하면 출자전환을 통해 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출자전환이 완료되면 채권단은 8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감자에 이은 출자전환을 통해 지분이 채권단으로 넘어가면 한진중공업이 그룹을 떠나게 되고 한진중공업그룹은 사실상 도시가스 등 집단에너지(대륜 E&S)와 레저(솔모로CC) 부문만 남게 된다.

한편, 이날 한진중공업은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STX조선의 전 대표이사인 이병모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산학교수를 새 대표이사로 선출하고, 김동휘 전 STX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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