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경기 전망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그 결과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4개월 연속 상승했던 기업대출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9년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연 3.50%로 한 달 전보다 0.08%p(포인트) 떨어졌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2018년 11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08%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년 3개월 전인 2016년 11월(3.04%) 이후 최저치다. 집단대출 금리(3.11%)는 0.03%포인트, 일반 신용대출 금리(4.49%)는 0.08%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4.56%)는 0.12%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금리 하락은 주요 지표인 5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5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과 미국의 완화적 금리 정책으로 2월 2.05%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0.02%p 내렸다.
기업대출 금리는 3.78%로 전월보다 0.03%p 떨어졌다. 기업대출 금리는 2018년 10월 이후 꾸준히 오르다 2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기업 대출금리(3.56%)는 0.02%p 하락, 중소기업 대출금리(3.93%)는 일부 은행의 저금리 대출 취급 등의 영향으로 0.07%p 떨어졌다.
금리가 하락하며 고정금리 비중도 커지고 있다. 통상 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낮아져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44.3%로 전달 41.5%보다 커졌다. 2년 4개월 전인 2016년 10월(45.7%)이후 최고치다. 기업대출 역시 고정금리 비중이 전월 39.2%에서 41.1%로 40%대로 올라섰다. 이는 2012년 2월(41.5%)이후 최고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대출개선이행목표제를 실시 중인데 매년 고정금리비중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며 “2018년에는 40%대 후반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올해 정보는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는 장기물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혜택을 받기 위해 고정금리 취급이 늘고 있고, 기업 대출도 여전히 장기채 연동대출비율이 있어 고정금리 비중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계, 기업, 공공 및 기타대출을 포함하는 전체 대출 금리는 연 3.70%(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로 전월보다 0.03%p(포인트)하락했다.
저축성 수신 금리는 1.93%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 유동성을 관리하는 규제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관리 등을 위한 자금조달유인이 해소돼 순수저축성예금이 하락하면서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예·적금 등 순수저축성 예금 금리는 1.91%로 0.1%p 떨어졌다.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차이는 1.77%p로 전월보다 0.04%p 확대됐다.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10.89%로 한달 사이 0.47%p 하락했다. 한은은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축소된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했다. 지난 1월 상호저축은행은 연초 대출 영업을 강화하며 고금리 대출도 함께 늘어 한 달 사이 1.08%p 급등한 바 있다.
신용협동조합(4.77%), 상호금융(4.18%)은 각각 전월보다 0.03%p 하락했다. 새마을금고(4.51%)는 전월과 같은 금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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