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당기순이익 3조2137억, 전년대비 7503억↓
외화채권 가격 하락, 금리인상 등으로 비용 증가
순이익 약 70% 달하는 2.2조 정부 재정으로 흡수
한국은행이 지난해 3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화채권 가격 하락으로 매매차익은 감소한 반면 금리인상으로 통화관리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관련법상 지난해 순익의 약 70%에 해당하는 2조2000억여원을 정부 세입으로 납부됐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세후)은 3조2137억원으로 전년(3조9640억원)보다 7503억원 감소했다. 4조원 대에 육박했던 1년 전 수준에 비해 큰 폭 줄어 지난 2015년(2조7156억원)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4년 만이다.
한은의 총수익은 13조8386억원으로 1년 전 때(12조3880억원)보다 1조4506억원 증가하긴 했다. 외화자산 운용 등에 따른 유가증권 이자가 1조619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비용이 7조799억원에서 9조5434억원으로 더 큰 폭(2조3635억원) 늘어 순익을 깎아내렸다.
총비용 중 국제금리 상승으로 외화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유가증권매매손이 1년 전보다 1조4609억원 많아지고,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 이자가 4790억원 늘어 영업비용만 2조5186억원 증가했다. 통안증권 이자는 금리인상 등에 영향을 받았다. 영업외 비용은 123억원으로 551억원 줄었다. 법인세 등으로는 1년 전 보다 2626억원 감소한 1조815억원을 냈다.
한은의 순이익은 2008년 이후 대체로 3조원대 안팎의 실적을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2조669억원, 2014년 1조9846억원까지 내려앉았다가 2015년 2조원대로 회복한 뒤 2016년(3조3779억원)부터는 다시 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한은법에 따라 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쌓는다. 지난해에는 9641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남겨뒀다. 적립금 잔액은 13조2115억원으로 집계됐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을 위한 목적으로 354억원의 임의적립금도 쌓았다. 순익의 약 70%에 달하는 2조2142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처리했다.
지난해말 기준 한은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4037억달러로 전년대비 144억달러 증가했다.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가증권과 예치금 등 외환은 139억달러 늘어 3933억달러를 기록했다.
외환에서 외화자산 운용 내역을 보면 직접투자자산이 76.4%로 가장 많았고 위탁자산이 18.3%를 차지했다. 현금성자산은 5.3%였다.
통화별로는 미 달러화 비중이 전년대비 1.7% 늘어난 69.8%를 나타냈다. 한은은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기타통화 비중은 30.2%였다. 상품별로는 정부채 42.9%, 정부기관채 18.0%, 회사채 13.7%, 자산유동화채 12.8%, 주식 7.6%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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