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 생존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1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위기’를 꺼내들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를 도덕경에 나오는 ‘대상무형(大象無形·큰 형상은 형태가 없다)’으로 설명하며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위기의식을 가져 줄 것과 미래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그는 “롯데는 기존의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미래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최근 그룹 내 투자가 시기를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치거나 일시적인 투자만 하는 등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잘하고 있는 사업도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하고, 투자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우선 올해 약 12조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유화사를 인수했던 2016년 투자금액인 11조2000억 원을 넘어서는 금액으로 사상 최대 투자 규모다.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며 화학 부문에서는 한국 및 인도네시아, 미국에서 에틸렌 등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는 그룹의 양 축인 유통부문과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전반에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루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사장단 회의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롯데는 첨단 정보기술(IT) 투자율도 더 높여야 하고 투자 분야도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외부 디지털 전문가를 연이어 영입하며 디지털 부문을 강화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롯데는 온라인사업에 올해 3조 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옴니채널을 완성시킬 롯데만의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롯데의 O4O 전략은 옴니채널 완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다. 고객의 구매 이력과 계열사별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통합해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형태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화학부문에선 국내 생산 거점인 여수, 울산, 대산 지역에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또 해외 현장의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롯데는 전 사업부문이 ‘글로벌 롯데’ 구축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에서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롯데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속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과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롯데는 베트남에 1990년대부터 식품·외식부문을 시작으로 유통·서비스 부문까지 진출해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약 16개 롯데 계열사가 진출해 있으며 임직원 수는 1만4000여 명에 이른다.
롯데는 호찌민시가 베트남 경제허브로 개발하고 있는 투티엠 지구에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약 5만여 m² 규모의 부지에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한다. 하노이시 신도시 상업지구에는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노이시 서호 인근 7만3000여 m² 부지에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선다. 롯데는 이러한 사업을 통해 베트남에서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유통부문과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10여 개의 롯데 계열사가 진출해 있으며 8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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