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행사가 낀 전세기 부정기편 운항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이 전세기 부정기편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익 예상이 어려운 노선의 운영 위험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여행사들은 이미 모객에 나선 상황에서 갑자기 취소 통보를 받아 대체편, 보상안 마련 등을 검토 중이다.
3일 항공 및 여행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6일 그리스 아테네, 이집트 카이로, 노르웨이 오슬로 등 3곳의 부정기편 운항 계획을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B777, A330 등 기종으로 4월말부터 인천~아테네, 6월초부터 인천~카이로, 9월초부터 인천~카이로 부정기편을 계획하고 있었다.
전세기를 취소하는 건 판매 부진으로 인해 여행사에서 모객을 취소하는 경우가 통상적이다.
그러나 여행사와의 의견조율을 끝내고 모객이 시작된 상황에서 항공사가 이미 예정된 전세기를 취소한 건 이례적이다.
여행사들은 갑작스러운 전세기 운항 취소 통보에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기존 예약자에게 최대한 예정된 여행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체항공편 변경이나 출발일을 변경하는 쪽으로 작업들을 진행 중”이라며 “최악의 경우 환불 및 보상 절차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은 수익 측정이 어려운 전세기 운항을 줄여 보수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아시아나항공 전략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아시아나는 은행 등 금융사에서 4000억여원을 차입했고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금융리스부채 등 비금융사에서 3조원가량을 빌린 상황이다. 총 채무만 3조4000억원으로 그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원 수준이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는 1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Δ추가 자산매각 Δ비수익노선 정리를 통한 항공기 운영대수 축소 Δ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개편 등 3가지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밝힌 바 있다. 군살을 빼 회사 영업구조를 혁신한 뒤 채권단 지원을 받아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항공사들은 통상적으로 부정기편 운항을 통해 정규 노선 취항을 준비한다. 올초에 아시아나항공은 몽골노선 신규 취항 및 이스탄불, 파리 등 노선 증편과 함께 아테네, 카이로 등 부정기 노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장거리 네트워크 확대를 계획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 상황에서 수익확보가 불투명한 부정기편을 계속 운영하는 건 자구안 이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보수적인 운영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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