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커지는 신용 위험…25일 1차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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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2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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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600억 회사채 만기…나이스신평 “무등급 트리거 발동 가능성”
미공시 회사채 1000억원 등급 반영 검토 가능성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2019.3.28/뉴스1 © News1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2019.3.28/뉴스1 © News1
오는 25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BBB-’ 회사채 600억원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그 안에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무등급 트리거’ 발동에 따른 조기 상환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렇지 않으면 1조원이 넘는 채권을 조기 상환해야 하는 ‘트리거’가 작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파산 위기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전날(11일) 퇴짜를 놓은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안과 관련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새로운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1차 시한이 오는 25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과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 만기를 다음달 6일로 한달 연장해 놓은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2일 채권단으로부터 자구안이 반려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지급 사유 중 25일 만기 도래하는 미상환 회사채의 ‘무등급 트리거’ 발동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만약 현실화하면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시장의 관심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에 쏠렸다. 1조1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에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BB+이하’로 하락할 경우 조기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나이스신평과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BBB-)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 ‘한정’ 의견을 받았다.

물론 오는 25일 전에 산업은행과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자구안에 합의해 유동성 지원을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 MOU를 맺으면 이런 리스크는 수면 밑으로 들어간다.

◇신규 회사채 발행해야…미공시 회사채 등급 반영도 검토

문제는 신용등급 유지 조건 외에도 회사채 유효신용등급이 소멸하는 것 또한 조기지급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600억원이다. 최소한 BBB- 등급이 부여된 추가 채권이 발행돼야 ‘무등급 트리거’를 막을 수 있다. 나이스신평은 현재 시점에서 ΔABS의 신용등급 하락Δ회사채 유효등급 소멸을 가장 중대한 사항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시 사모사채를 발행해 유효등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다음 주부터 회사채 발행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이 방법 외에도 지난해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미공시 회사채를 두고 유효한 신용등급 지표로 반영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사채 발행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다. 이미 지난달 계획했던 65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은 취소된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사모로 발행한다고 하더라도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 투자자 모집에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채권자의 의사결정이 관건이라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전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을 반려했다. 자구안은 박삼구 전 회장 일가가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5000억원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3년 안에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하지만 채권단은 “200억원을 내놓고 5000억원을 요구하는 꼴”이라며 자구계획안에 대해 퇴짜를 놨다. 신평사 역시 시장우려를 불식시키에는 미흡한 자구안이라고 평가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MOU를 맺기 위해 조정 중이고, 조기상환 건에 걸려 있는 채권이 많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며 “파급효과가 크니 신평사에서 쉽게 등급을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하락 우려 고조…“중장기 대안 부재”

새로운 자구안의 실질적인 방안 가운데 유상증자가 해법으로 떠오르나 현실적으로 대규모 증자 역시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금호아시아그룹 사업 비중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한 새 카드를 꺼내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25일 회사채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보통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랐다가 다시 ‘안정적’ 전망을 부여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최근 일련의 상황이 악화해 등급 하향 가능성이 좀 더 커졌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최근 감사의견 ‘비적정 ’의견을 한 번만 받아도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대폭 커진다는 보고서를 냈다.

나이스신평은 ABS 의존도를 낮추는 등 중·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나이스신평은 ‘무등급 트리거’ 발동 가능성이 생긴 것을 고려해 평가 의뢰가 있을 경우 가급적 회사채 만기일인 25일 전에 하향검토 등급 감시 대상 유지 또는 제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나이스신평은 “올해 만기도래 차입금 규모가 큰 가운데 다양한 트리거가 존재하며 본질적인 영업상 자금창출력 회복 등에 대해 여전히 우려가 있다”며 “경영진 역량 우려도 신용도에 부정적이며, 회사 경쟁지위가 저하될 수 있는 현 상황에서는 신용위험이 안정화된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잠식됐던 ABS 문제도 결국 터졌다”며 “채권단이 다소 과도해 보일 정도로 강경한 입장이라 신용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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