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회사들의 아세안 금융사 인수 기회는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게 금융계 시각이다. 현지 금융당국이 외국계 금융사의 신규 지점이나 법인 설립을 인가해주는 데는 소극적이지만 현지 은행을 매각하는 데는 비교적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들은 달러화 부족으로 외국계 은행의 투자를 반기고 있다.
베트남의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당국이 구조조정 중인 현지 부실은행 중 ‘알짜 매물’에 대한 인수 기회를 항상 엿보고 있다. 지금 당장은 부실한 은행처럼 보여도 향후 미래 가치가 있는 은행이 있기 때문이다.
현지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브엉딘후에 베트남 부총리는 지난해 8월 열린 ‘2018년 베트남 인수합병(M&A) 세미나’에서 “정부는 앞으로 외국계 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는 극도로 제한하거나 완전 금지할 예정이지만 외국계 투자자들이 부실은행을 사들여 활동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휘진 신한베트남은행 본부장은 “당국이 부실은행을 외국계 은행에 팔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올해와 내년에 걸쳐 시장에 매물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괜찮은 은행 인수를 시도해보려 한다”고 했다.
미얀마 금융시장도 현지 은행에 대한 외국계 은행의 투자를 적극 반기고 있다. 미얀마타임스에 따르면 미얀마 중앙은행은 올해 1월 공식적으로 외국계 은행이 현지 은행의 지분을 35%까지 보유해도 현지 은행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법률을 발효시켰다. 외국계 은행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제를 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안정균 우리파이낸스미얀마 법인장은 “현지 은행 임원들은 2, 3년 전만 해도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최근 들어 갑자기 ‘오! 웰컴’이라며 환영한다”며 “현지 은행과 외국계 은행 간에 물밑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캄보디아도 외국계 자본이 부족해 현지 은행에 외국계 자본을 수혈하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박용진 KB국민은행 캄보디아 법인장은 “이 나라엔 외국계 은행이 현지 은행보다 많다”며 “한국계 은행이 7개, 한국계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 대출) 업체가 7개나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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