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행 한국폴리텍대 이사장(61·사진)은 ‘강성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으로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촛불집회를 주도해 구속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2017년 12월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에 임명되자 교수노조가 집단 성명을 내며 반발하는 등 진통이 컸던 이유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고(전북기계공고)를 나와 산업현장에서 일하면서 그 누구보다 기술을 배우고 보급하려 노력해 왔다”며 이제 자신을 ‘직업훈련 전도사’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이 이사장은 취임 후 전국 캠퍼스 36곳을 다니며 ‘학과 통폐합’에 전념했다. 그 결과 남인천캠퍼스와 인천캠퍼스에 있는 신소재응용과를 인천캠퍼스로 통합하는 등 전국 캠퍼스 13개 학과를 통폐합했다.
그 과정에서 교수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이 ‘혁신’을 명분으로 직접 설득에 나서 교수들의 동의를 끌어냈다. 이 이사장은 “일자리가 있어야 노동운동도 있는 법”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려면 우리도 혁신하자고 교수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캠퍼스 기능 조정도 이 이사장이 강력하게 추진한 정책이다. 먼저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핀테크(서울 강서), 스마트팩토리(대구), 스마트자동차(화성) 등의 과정을 개설했다. 은퇴한 중장년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시니어 헬스케어(서울 강서) 등 ‘신(新)중년 특화 과정’도 300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폴리텍대 이사장으로는 처음으로 ‘국제기술봉사단’을 구성해 올해 1월 11박 12일 동안 베트남을 다녀왔다. 특히 폴리텍대가 다문화 청소년들을 위해 운영하는 다솜고의 베트남 출신 재학생 위주로 봉사단을 꾸렸다. 이 이사장은 “베트남 학생들이 봉사단에 직접 감사편지를 보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 한국 기술의 해외 보급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또 다른 목표는 국내에 부족한 항공 정비 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 이사장은 “항공업계가 정비인력과 기술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안타까웠다”며 “인천공항공사는 물론이고 미국 보잉사와의 협의를 거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기술교육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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