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 MOU 체결…25일전 시장신뢰 얻도록 충분히 자금지원”
“원매자 나타날 것…인수가격과 자금지원 능력 가장 중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만들어진 만큼 기업 가치를 위해 통매각이 바람직하다”며 “매각 기간은 4월 말쯤 MOU를 체결한 후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금호그룹은 전날 구주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즉시 추진하는 대신 채권단에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의 아시아나항공 수정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고, 채권단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사실상 받아들였다.
자구계획은 대주주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47.49%)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3.47%)를 담보로 제공하는 조건을 담았다. 또 Δ자회사 별도 매각 금지(인수자 요청 시 별도 협의) Δ구주에 대한 드래그-얼롱(Drag-along) 권리 Δ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이 포함됐다.
이 회장은 “4월 말 또는 5월 초에 MOU를 맺으면 매각주간사를 정해 투명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오는 25일 전에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5일까지 신용등급 BBB-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면 ‘무등급 트리거’가 발동해 약 1조1000억원 규모 ABS를 조기상환해야 한다.
이 회장은 “자금 지원 규모는 시장신뢰를 얻을 만한 수준일 것이고 그러면 기존 투자자들이 ABS 등 고금리 채권을 굳이 회수할 필요가 없다”며 “통상적인 자본 보완 정도로 지원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진의를 의심하는 데 대해서는 “박삼구 전 회장은 진정성 있고, 제도적 장치도 있어 의심할 아무 이유가 없다”며 “거론되는 인수 후보들이 왜 박삼구 전 회장의 앞잡이가 되겠나. 쓸데없는 걱정은 안하는 게 좋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가격이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일축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3조7000억원인데 적정한 자본만 조달하면 일정 부채는 안고 가도 된다”며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33.47%) 인수에 더해 전체 부채의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신규 증자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 “신주 인수자금은 회사 내부로 유입돼 경영정상화에 들어가기에 인수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투자”라며 “아시아나항공은 일부 비수익노선을 조정하면 상당한 흑자를 낼 수 있다. 충분히 원매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에 감사한다”며 “벌써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고 채권단도 금호그룹·아시아나항공과 최대한 협조해 매각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이어 “인수후보자 기준은 인수가격과 자금지원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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