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만 공동개발 ‘디지털콕핏’, 中전기차 등에 잇달아 공급 계약
하만, 작년 1분기 이후 흑자행진… 미래먹거리 ‘전장’ 성과 가시화
자동차전장·오디오 전문업체인 하만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효자 자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16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만 4건의 굵직한 계약을 따내는 등 삼성전자 전장부품 사업의 ‘글로벌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꾸준히 늘고 있어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80억 달러·약 9조1200억 원)였던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성과가 2년 만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만은 상하이 국제 모터쇼 현장에서 중국 메이저 완성차 업체인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문 자회사인 베이징일렉트릭비히클(BJEV)에 ‘디지털콕핏’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4건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디지털콕핏은 차량용 계기판을 디지털화한 것으로 운전석에서는 운행 정보와 함께 내비게이션, 음악, 전화 등의 정보를 동시에 제공받고 조수석, 뒷좌석에서는 각종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작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올해 CES에서 대폭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내놓아 주목받은 바 있다. BJEV의 프리미엄 신차 ‘아크폭스’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또 다른 중국의 메이저 완성차 기업인 창청자동차에도 디지털콕핏 플랫폼과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오락·정보시스템인 인포테인먼트,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자동 업데이트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의 자동차 업체인 ‘리딩 아이디얼’에는 HMI(Human Machine Interface) 솔루션 등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독일 BMW에도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모듈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하만의 전장사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3월 삼성전자가 인수한 이후 하만은 지난해 4분기(10∼12월) 2조5500억 원의 매출로 분기 최대 기록을 썼다. 연간 매출도 2017년 7조1000억 원에서 지난해는 8조84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1∼3월) 이후 흑자로 돌아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하만의 전장기술과 삼성의 정보기술(IT)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지털콕핏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화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뉴 빅스비’를 탑재해 차내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집 안에 있는 가전을 제어하거나 집에서 차량을 제어하는 일이 가능하다.
하만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차량의 데이터 송수신을 통해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구현하는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5세대(5G) 기반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전장업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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