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수입 이어… 對이란 수출길도 막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7일 03시 00분


美제재로 원화결제시스템 중단… 2100여 기업 年23억달러 수출 못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강화로 한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못할 뿐 아니라 비제재 품목의 수출길도 막히게 됐다. 미국이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일부 허용할 당시 함께 인정해줬던 원화 결제 시스템이 미국의 이번 제재 조치로 막혔기 때문이다.

KOTRA는 3일 수출 기업에 ‘우리은행 및 IBK기업은행 원화 결제 시스템 운영이 중단돼 이란 간 원화 결제를 이용한 수출입 교역이 불가함을 알린다’는 공지문을 보냈다고 6일 밝혔다. KOTRA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예외 인정 기간이 2일 오후 1시(한국 시간)에 종료된 데 따른 후속 조치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휴가 끝나는 7일부터 2100여 개 이란 수출 기업은 수출 대금을 받을 길이 없어 사실상 수출 판로가 막힌다.

원화 결제 시스템은 한국 정부가 2010년 10월 이란과의 외환 거래를 피하면서 수출입 무역을 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이란 중앙은행이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면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 기업이 수입 대금을 이 원화 계좌에 입금하고, 수출 기업은 수출 대금을 원화 계좌에서 원화로 받아 왔다.

이란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대이란 수출은 23억 달러(약 2조7000억 원)로 한국 수출 시장에서 29위를 차지했다. KOTRA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등 중소·중견기업 수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원화 계좌가 닫히기 전에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국#이란 제재#원유 수입금지#원화 결제#수출 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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