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외에 서울에서도 사당역, 왕십리역 등 역세권 알짜 지역 중소규모 택지에 주택 1만여 채를 공급한다. 입지는 우수하지만 사업규모가 작아 서울의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은 경기 고양시 창릉지구(3만8000채)와 부천시 대장지구(2만 채) 등 신도시 2곳과 함께 수도권 중소규모 택지 26곳(5만2517채)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19곳, 1만517채가 서울 도심에 있다.
지하철역 인근 지역을 활용해 업무·상업시설과 주택을 같이 짓는 복합개발 방식이 대표적이다. 수도권 지하철 2·4호선이 지나는 사당역 복합환승센터(서초구) 복합개발을 통해 공공주택 1200채를 내놓는다. 같은 방식으로 도봉구 창동역(1·4호선) 복합환승센터와 창동 창업 및 문화 산단을 통해 각각 300채와 200채를 공급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 유휴 부지(299채)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강서구 마곡 R&D센터 도전숙(170채) 등 서울 도심 내 공사가 보유한 토지나 국공유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 밖에 동작구 대방동 군 부지(1000채)와 관악구 봉천동 군 관사(250채) 등 노후한 도심 군 시설, 노후 공공기관도 공공주택으로 탈바꿈한다.
이들 지역의 입지는 뛰어나지만 공급물량이 적고 100∼300채의 자투리 택지가 많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소규모 택지가 너무 분산돼 있어 수요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의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서울의 도심형 주택 공급안은 토지 이용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이런 방식만으로는 서울의 주택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는 어렵다. 정비사업, 도시재생사업 등과 함께 진행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경기 안산시와 용인시, 수원시에 주택 5000∼1만3000채를 지을 수 있는 중규모 택지도 4곳 조성된다. 1만3000채(221만 m²)로 조성되는 안산시 상록구 장상지구는 지구 내 38만 m²를 자족기능을 갖춘 곳으로 개발한다. 올해 착공 예정인 신안산선의 노선을 바꿔 장상지구에 정거장을 만들고 광명∼서울 고속도로 나들목과 진입도로를 새로 만든다. 이를 통해 서울 여의도까지 지하철로, 사당역까지 승용차로 각각 30분대에 도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단순한 베드타운에 그치지 않도록 용인시 구성역 일대(276만 m²·1만1000채)는 44만 m²를 자족용지로 개발해 일자리를 발굴한다. 안산시 신길2지구(75만 m²·7000채)와 수원시 당수2지구(69만 m²·5000채)는 인근의 기존 택지와 연계해 문화·체육시설을 확충하는 등 지역 수요에 맞춰 개발할 계획이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용인역), 신안산선, 신분당선 연장선 등 현재 추진 중인 광역교통대책을 활용해 서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이날 발표된 중소규모 택지는 올해 주택사업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2020년부터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신규 택지에 대한 토지 투기를 막기 위해 고양시 창릉지구와 부천시 대장지구, 안산시 장상지구와 신길2지구, 수원시 당수2지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기존에 택지로 지정됐던 성남시 금토지구도 이번에 같이 구역지정됐다. 13일부터 이들 6개 택지에서 일정 면적을 넘는 토지를 사고팔 때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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