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틸렌, 印尼-유화, 베트남-유통… 신동빈, 글로벌 영토확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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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백악관 방문 등 광폭 행보
인니 대통령-베트남 총리 등 정상들 만나 투자-협력 모색
롯데 ‘유통-화학 양날개’ 시장 개척

이달 완공된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롯데케미칼 공장. 롯데지주 제공
이달 완공된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롯데케미칼 공장. 롯데지주 제공

롯데그룹이 3조6000억 원의 거금을 투입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틸렌 생산 공장이 최근 완공되면서 신동빈 회장(사진)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사업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 국가원수를 직접 만나는 등 신 회장의 ‘정상(頂上) 공략’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9일(현지 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에탄크래커(ECC) 에틸렌글리콜(EG) 공장을 완공하고 준공식을 열었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 최초의 공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액수 중 최대 규모다. 롯데는 앞으로 매년 미국 현지에서 100만 t 규모의 에틸렌과 70만 t의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하게 된다. 2012년 신 회장이 ‘셰일가스 TF(태스크포스)’를 꾸리면서 사업이 추진된 지 7년 만의 성과다.

오랜 공을 들인 미국 생산 공장 건설이 마무리되면서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다른 글로벌 사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영 복귀 이후 절반가량을 해외에 머물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도 신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투자액만 4조 원가량이다. 2016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 용지를 매입해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베트남에선 유통업을 중심으로 ‘새 먹거리’ 확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호찌민 인근의 5만 m² 부지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등 편의시설과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에코스마트시티’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하노이에도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 복합쇼핑 기능을 갖춘 ‘롯데몰 하노이’가 조성될 예정이다. 롯데는 앞으로 전통적 주무기인 ‘유통’과 새로운 성장동력인 ‘화학’을 양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계속 넓혀갈 계획이다.

최근 롯데의 발 빠른 글로벌 영토 확장에는 신 회장의 ‘고공 플레이’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신 회장은 13일(현지 시간) 백악관을 방문한다. 아직 미팅 상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준공식 때 “롯데그룹에 박수를 보낸다”며 축전을 보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 회장은 준공식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사 참석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며 이번 백악관 방문도 신 회장의 강한 의지에 따라 성사됐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롯데그룹의 향후 투자와 사업 협조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신 회장은 굵직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의 정상들을 적극 만났다. 지난해 12월 응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연달아 만나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부탁했다. 신 회장은 롯데가 투자를 확대하는 해당 지역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롯데 계열사 대표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년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은 스포츠 부문 투자 의미도 있지만 해외 기업 경영진과 롯데그룹의 사업 교류 측면도 있다”면서 “1년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 머물며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사업 논의를 진행 중인 신 회장의 노력이 하나둘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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