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리바트, 2030 고객 맞춤 전략… ‘디자인 크루’가 직접 방문해 조언
신세계 까사미아, 중장년층 겨냥… 해외 유명 디자이너와 제품 협업
현대리바트와 까사미아 등 대기업 계열의 가구업체들이 잇달아 고가 가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구 소비 시장이 고가 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양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컨설턴트를 도입하거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프리미엄 가구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를 잡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현대리바트는 14일 가구에 관심이 많은 2030 소비자를 잡기 위한 ‘디자인 크루’ 전략을 선보였다. 디자인 크루는 홈스타일링 컨설턴트로, 소비자에게 가구와 소품 등을 상담해주고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현대리바트는 디자인 전공자 10여 명을 디자인 크루로 임명했다.
소비자가 현대리바트 홈페이지나 매장에서 디자인 크루와의 상담을 신청하면 매장에서 상담이 이뤄진다. 비용은 무료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방이나 집 전체 인테리어 가구를 바꾸고 싶을 때는 디자인 크루가 직접 집에 찾아가 조언을 해준다”며 “젊은 소비자 가운데 가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가 이 같은 전략을 세운 것은 2030 소비자의 매출 증가율 때문이다. 현대리바트가 독점 판매하고 있는 미국 가구업체인 윌리엄스 소노마의 지난해 2030 고객 매출은 2017년 대비 75%나 늘었다. 전체 연령대의 매출 증가율이 60% 안팎인 것에 비해 15%포인트나 높았다. 윌리엄스 소노마에서 파는 3인용 가죽 소파 가격은 330만 원 선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올해 2월 출시한 식탁은 100만 원대인데 구매자의 절반가량이 20, 30대였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까사미아는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활동하는 유명 가구 디자이너와 손잡고 프리미엄 가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까사미아는 스페인 출신 가구 디자이너인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와 협업한 제품들을 올 하반기(7∼12월)에 선보인다. 우르키올라는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매년 주목받는 스타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까사미아는 일본의 가구 디자이너인 미키야 고바야시와 함께한 제품도 하반기에 출시한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품은 가격대가 있다 보니 가구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큰손인 중장년층이 많이 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까사미아는 최근 매장을 갤러리와 접목시키는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초 선보인 프리미엄 가구 컬렉션 ‘라메종’ 압구정 전문관에서 서울옥션과 손잡고 가구와 미술품을 배치했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고가 가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인테리어에 미술품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라메종에 전시된 가구뿐 아니라 미술품도 원하면 구매할 수 있다.
가구업계에선 현대리바트와 까사미아가 고가 가구 전략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92억 원으로 2017년보다 15억 원 줄었고, 까사미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억2000만 원 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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