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품귀로 전기차 못 만드는 시대 온다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19일 08시 09분


“2023~2030년 배터리 수요가 공급 웃돌아”
전세계적 공장 증설 추세…한국은 다툼만

LG화학 기술연구원에 전시된 전기차 배터리© News1
LG화학 기술연구원에 전시된 전기차 배터리© News1
급격하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의 여파로 전기차용 배터리의 공급이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LiB)의 공급은 707기가와트시(GWh), 수요는 700GWh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2023년에는 수요(916GWh)가 공급(776GWh)을 넘어서는 것으로 예상됐다.

공급 부족 현상은 2023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와 공급의 격차는 이후에도 점점 벌어져 2025년에는 전세계적으로 361GWh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공장 증설 등 공급 증가로 2030년에서야 공급(2405GWh)이 수요(2368GWh)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규모 전기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SNE는 전기차 생산이 2018년 45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 규모로 예상했다. 하지만 배터리 공장은 당장 짓더라도 2~3년 후에나 가동할 수 있기에 공급이 급격한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런 공급 부족 조짐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신차 생산에 차질을 빚을 만한 속도로 작업한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도 배터리 수급 문제로 생산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에 해외 배터리 생산 업체들은 공장을 급격히 증설하는 추세다.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Northbolt)는 배터리 공장 건설과 관련해 최근 유럽투자은행(EIB)으로부터 3억5000만유로(약 4673억원) 규모의 대출 승인을 받았다. 중국의 CATL은 독일에 연간 10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10년 동안 전기차 1000만대 생산이 목표인 폭스바겐은 노스볼트 지분을 인수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업체 SK이노베이션과도 조인트벤처(JV) 설립이 유력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막대하다. 유럽연합(EU)은 전기 배터리 기술 개발에 단기적으로 2억유로(약 2550억원), 중장기적으로 10억유로(약 1조2730억원)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국 내 배터리 산업화 센터에 8000만파운드(약 1221억원)를 투자한 영국 정부도 곧 2800만파운드(약 427억원)를 추가로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업체들도 추가 생산 기지 건설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SK이노베이션은 중국에 5799억원을 투자해 신규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6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30GWh의 생산능력을 가진 LG화학은 2020년 100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도 산업부가 배터리 산업에 1000억원 규모 민관 합동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지원에 나섰다. 다만 관련 업체 3사 중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현재 배터리 기술 유출 의혹을 놓고 소송을 벌이는 등 펀드 조성 논의는 더딘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앞으로 우리의 주요 수출 품목인 조선·반도체를 뛰어넘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의 과감한 공장 증설, 상생을 위한 업계의 협력, 선의의 경쟁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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