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했다. 부실채무를 털어내고 회생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만, 법원 판단에 따라 회생절차 신청이 거부되면 청산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전지 생산에 사용되는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유일한 국내기업이다. 웅진에너지가 문을 닫게 되면 국내 태양광 산업 생태계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웅진에너지는 2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회생절차 개시신청과 함께 ‘재산보전 처분신청’ 및 ‘포괄적금지명령신청’도 함께 접수했다.
향후 법원은 회생절차 신청서 및 관련자료 서면심사를 통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가 승인되면 법원의 관리 하에 채권단과 협의해 빠르게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웅진에너지의 법정관리 신청은 지난 3월27일 재무제표 ‘감사의견 거절’때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일에는 산업은행 대덕지점으로부터 ‘부실징후기업에 해당하며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기업’으로 분류됐다는 통보를 받아 법정관리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웅진에너지의 법정관리가 웅진그룹을 비롯한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웅진그룹은 지난 1분기 웅진에너지의 기한이익상실 당시 보유하고 있는 웅진에너지의 지분가치를 전액 감액했다. 이에 따라 보유주식 가치를 ‘0원’으로 반영해 계열사에는 채권 채무 의무가 없다.
웅진 관계자는 “웅진에너지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관련돼 지주사 및 계열사에 발생될 리스크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웅진에너지가 청산될 경우 국내 태양광 산업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태양광 잉곳-웨이퍼 생산시장은 이미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90%를 웃돈다.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말 생산량을 5배 이상 늘리면서 2013년 1.22달러 수준을 기록하던 웨이퍼 가격은 현재 40센트 수준까지 급락했다.
중국의 치킨게임이 계속되면서 독일 솔라월드, 미국 썬에디슨 등 유수의 잉곳-웨이퍼 기업도 모두 도산했다. LG, SK, 한솔, OCI 등 10여 개의 국내 대기업들도 이미 도산하거나 사업에서 발을 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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