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생산량 조절 단체휴가 실시” 24일 이어 31일도 가동중단 예고
노조, 27일 천막농성 등 ‘맞불’… 일각선 “전면파업” 강경론도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최종 합의에 실패한 뒤 또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측이 생산량 조절을 이유로 실시한 부산공장 셧다운(가동 중지)에 대해 노동조합이 사실상 전면 파업으로 맞서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르노삼성은 24일 ‘프리미엄 휴가’를 통해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프리미엄 휴가는 법정 휴가 외에 부여하는 복지 휴가로 사측이 필요에 따라 실시하는 일종의 단체 휴가다. 르노삼성은 이달 31일에도 프리미엄 휴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 공장 가동 중단은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줄어든 만큼 공장 가동률 등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닛산은 르노삼성의 잦은 파업을 이유로 SUV인 닛산 로그의 올해 생산 물량을 10만 대에서 6만 대로 줄였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은 지난달 29일과 30일에도 생산량 조절을 위한 단체 휴가를 실시했다.
사측은 이번 부산공장 가동 중단이 노조가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무산시킨 것과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노조는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노조는 27일 집행부의 천막 농성과 대의원 34명 지명 파업을 통해 맞불을 놓기로 했다.
지명 파업은 부분 파업이나 전면 파업과 달리 일부 인력만 쟁의 행위에 나서는 것이다. 공정별로 필수 인력이 빠지기 때문에 다른 공정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사실상 전면 파업과 같은 생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노조 내부에서는 그동안 이어 왔던 부분 파업 대신 전면 파업을 통해 기본급 인상 등의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노조 조합원 1인당 평균 1176만 원을 보상금과 성과급 개념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21일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는 재협상안을 마련하는 대로 사측과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노사가 강경하게 대립하고 있어 향후 일정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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