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訪日]
일부기업 ‘한국산’ 홍보문구 빼기도… “언제 나아질지 기약 없어” 80%
한국 제품을 일본에서 판매하는 일본 현지법인 A사는 최근 제품 홍보 문구에서 한국산을 알리는 부분을 뺐다. A사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류를 타고 한국산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요즘은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이라는 걸 알고 집었던 물건을 내려놓는 것을 보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 상당수가 A사처럼 최근 한일관계 악화로 사업에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주일 한국기업연합회 회원사 202곳을 대상으로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주일 한국 기업 영향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기업(64곳)이 이같이 답했다고 밝혔다.
주일 한국 기업의 53.1%(매우 부정적 6.2%, 부정적 46.9%)가 영업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악화된 분야로는 ‘신규 거래처 및 신사업 발굴의 곤란’이 37.3%로 가장 많았고 ‘일본 소비자의 한국산 제품 인식 악화’(28.8%), ‘증빙서류 강화 등 일본 정부의 재량 권한 엄격화’(15.3%) 순이었다. 또 주일 한국 기업 중 31.2%는 실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은 양국 관계가 언제 다시 긍정적으로 바뀔지 기약이 없다고 봤다. 설문에 응한 주일 한국 기업 53.1%가 ‘향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도 26.6%였다. 해법으로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계 차원의 교류 활성화’(18.8%), ‘한일 간 근본적인 과거 청산’(7.5%) 순이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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