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총방해 회당 5000만원 내라”
현대重노조 “법인분할 저지” 점거… 본사진입 폭력 충돌, 사측 7명 부상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기로 돼 있는 울산 한마음회관을 27일 오후 기습 점거했다. 법원이 이날 오전 회사의 물적분할(법인분할)을 결정하는 주총을 방해하는 행위는 금지한다고 결정했지만, 노조는 이를 무시하고 주총 장소를 사전 점거한 것이다. 노조는 점거 전 회사의 울산 본사 본관 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막던 경비원 등 회사 직원 7명이 부상을 당했다.
울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 노조원 50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 40분경 울산 동구 전하동 한마음회관 1층 체육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체육관 문을 안에서 잠근 뒤 주총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울산지법 제22민사부(부장판사 서경희)는 현대중공업이 노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총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주총 장소 출입을 막을 경우 회당 5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하면서 “노조가 22일 서울에서 경찰과 충돌했기 때문에 물리적 방법으로 주총을 방해할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노조원 3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반경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본관에 들어가려다 저지에 나선 회사 직원 100여 명과 충돌했다. 노조원들은 돌과 달걀 등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현관 유리문이 깨졌고, 경비원 등 직원 7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깨진 유리조각에 눈을 다친 2명 중 1명은 실명 위기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앞서 노조는 22일 서울 중구 계동의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진입을 시도하다 사측과 충돌했다. 당시 노조원 중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2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0명이 입건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의 점거 과정에서 부상자가 다수 발생하고 기물이 파손됐기 때문에 폭력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노조가 주총 당일에도 점거를 풀지 않으면 주총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 측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합병하면서 회사를 분할해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기로 하자 인력 구조조정과 노동 여건 악화 등이 우려된다며 16일부터 전면 또는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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